삶속에서

기다림속에서

광인일기 2008. 7. 18. 00:01

사람은 누구나 기다림 속에서 산다.

하루도 일년도 저승길 까지도, 이제 얼마나 지나면 그때가 될것인가를 기다리며 사는것이다.

오늘 나는 무엇을 기다리며 이렇게 실개천가에 홀로 앉아있는지......

어제의 찌뿌둥한 몸상태,

마누라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왜그렇게 눈이 충혈됐냐고 묻는다.

알수가 없을 것이다.

내가 어젯밤에 어떤상태였는지..

아들녀석이 방학식만 마치고 돌아온 집을 벗어나 산책길에 나서니

열기가 장난이 아니어서 아예 산행을 포기하고 공원에서 한발한발 걸음을 옮겨본다.

 

실개천이 조용히,

그것도 물흐르는 소리를 졸졸 거리며 흐르고

소리는 언제나 나를 즐겁게하며

그나마 죽은 마음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매일 들을수 있다면,원할때

물은 마른다, 시간에 따라서 날씨에 따라서

그리고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물가라고 실개천가에 앉으니 공기가 주변보다 시원한 느낌을 가져오고

30대초반으로 보이는 멋스러운 여인들이 지나가며 풍겨내는 향내는 상큼한데

나의 머릿속에서는 이상한 광경이 떠오름은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들이 멀찍히 간뒤에 풍겨오는 향내속에서

나는분명히 창녀촌에서 뒹구는 여인의 냄새를 맡을수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내머릿속에서 만들어진 냄새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맞을 것이다.

기차역앞같은 싸구려 창녀촌의 기억들

몸굴리는 여자들

지나는 사람들을 끌어 당기는 손들

 

거기에도 분명히 삶은 있었다.

죽은 삶같은 살아숨쉬는 치열한 삶이

그속을 들어가는 발걸음들은 항상 죄인이다.

 

한잔술에 거나해져 몽롱해진 이성으로

잡아당기는 손길에 마지못한 몸짓으로

그렇게 살아 움직이는 삶들이

죽어서 숨쉬는 삶속으로 파고들때

그안에서는 생명이 피어났었다.

 

지금은 사라진 것들

일부러 그곳을 배회하던 발길

그저 치열한 삶이 보고싶어서

시장길을 걷다가도 한번씩 찾아지는 발길

 

처음엔 어색해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면서 마주하는곳

친구도 형님도 옷벗고 만나는 곳

 

삶이,생명이 숨쉬던곳......................

 

 

 

내 삶은 그들보다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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