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일이 그를 만난것은 어느 허름한 실내 포장 마차에서였다.
재옥이 내놓는 돈으로 술을 즐길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자연히 포장마차를 찾게되었고 그나마 몇번들러서 알게된 아줌마의 넉넉한 인심이 그를 자연스레 그곳으로 이끌었었다.
승일이 포차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아무도 없는 홀에 홀로 앉아있는 그는 이미 얼마만큼의 취기가 오른듯 게슴치레한 눈으로 승일을 바라다 보았고 전작이 조금은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부디치기 싫어하는 승일은 눈길을 피해 구석자리로 자리를 차고 앉아서 아줌마를 부르니 아줌마는 자연스레 소주한병과 김치쪼가리를 내어놓았다
"이왕이면 혼자 마시지말고 합석을 하지"
승일은 대답은 안하고 그저 술병만을 손에 쥐었었다.
"사장님 같이 합석해서 한잔 합시다"
그때 그가 승일에게 던진 말이었다.
잠시 망설였다.
귀찮기도하고 서먹한것도 싫고, 그러나 이내 마음을 바꿔꾸었다.
"그래,주인 아줌마 매상이나 도와주자"하는 심정으로 합석을 하기 위해서 그의 테이블로 다가가니 취중에도 얼른 의자를 빼어내면서 앉기를 권했다.
언뜻 보기에도 막살 사람 같지 않았던 그이기에 경계심은 이내 풀어져 버렸다.
그의 자리에 앉자 그는 "윤 입니다" 하며 승일에게 손을 내밀기에
그손을 거부할수 없어 손을 마주 잡으며 가볍게 목을 끄덕여 주었다.
잔 하나를 가져오는 주인 아줌마의 허벅지가 유난히 두툼해 보였다.
승일의 앞에 놓여진 소줏잔이 가볍게 차올랐다.
맑디 맑은 액체가 유리잔을 기어 오르고 있었다.
오르기가 끝난잔을 가르치며 "윤"이 말했다. "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인데 잔이라도 한번 부디치지요"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눈으로 보는 즐거움, 입으로 맛보는 즐거움,냄새 맡는 즐거움, 소리로 듣는 즐거움 이라 했던가?
목구멍을 타고 알싸한 화학주가 미끄러지자 이내 낯선이와 마주한 긴장감이 풀리는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