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다, 재옥을 처음 만났을때의 당혹감이 지금 같았다.
바람이 많이도 불던 초여름 어느날, 무료함에 지쳐버린 몸을 조금이나마 추스리고자 개천가를 찾았다.
작은 냇가에는 피라미며 미꾸라지가 노니는 것이 보일 정도로 아직은 맑음을 유지 하고 있었다.
물가에 멍청히 앉아있는 내모습이 조금은 이상해 보엿는지도 몰랐다.
취직자리는 구해볼 생각도 않고 그렇다고 거친 노동일을 할만큼 적극적이지도 못한채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것에 스스로가 비참해짐을 느끼고 있을 정도이니 마치 비루먹은 강아지의 행색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인 승일의 모습이 그녀의 눈에는 꽤나 초라해 보였을지도 몰랐다..
멍하게 물속을 유영하는 피라미들을 보면서 그놈들 참빠르기도 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물고기들이 많은가요?"
"예" 이렇게 단순히 답하며 그녀를 올려 보았다.
태양을 등지고 서있는 그녀가 그렇게 커보일수 없었다.
어쩌면 태양이 그렇게 커보였는지도 모르겠다.
무의식적으로 몸을 일으키려다 현깃증에 비틀거리는 승일의 팔을 재옥이 잡아주었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그리 크지 않은 키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코밑에 닿을 정도의키,
그녀의 몸에서 싱그러운 내음이 풍겨났다.
무슨 향인지 이름모를 향기 ,나중에 그녀에게 물었을때 오이향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익숙했는지도 몰랐다.
한여름 한입 베어물면 풍겨나던 그환한향, 그녀에게서 그 향이 풍겨져오고 있었다.
" 몸이 아프신가 봐요""아닙니다,
오래 앉아서 물속만 들여다 보았더니 현깃중이 났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