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More Cup of Coffee
Your breath is sweet
Your eyes are like two jewels in the sky
Your back is straight
Your hair is smooth
On the pillow where you lie
달콤한 당신의 숨결과
하늘에 빛나는 보석같은 두 눈
베개에 머리를 대고
반듯이 누운
당신의 부드러운 머리결
But I don't sense affection
No gratitude or love
Your loyalty is not to me
But to the stars above
하지만 나는 그 어떤 사랑이나
감사의 마음도 감지할 수가 없어
당신의 헌신은 내가 아닌
저 하늘의 별을 향하고 있지
One more cup of coffee 'fore the road
One more cup of coffee 'fore I go
To the valley below
저 계곡 아래로
떠나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떠나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Your daddy he's an outlaw
And a wanderer by trade
He'll teach you how to pick and choose
And how to throw the blade
무법자였던 당신 아버지는
방랑을 일삼는 사람이었어
그가 당신에게 어떻게 선택을 하는지
어떻게 칼을 던지는지 가르쳐 줄거야
He oversees his kingdom
So no stranger does intrude
His voice it trembles as he calls out
For another plate of food
그가 지배하는 왕국에는
이방인이 들어 오지 못해
음식 한 그릇을 더 달라고 외칠 때
떨리는 그의 목소리
One more cup of coffee for the road
One more cup of coffee 'fore I go
To the valley below
저 계곡 아래로
길을 나서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떠나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Your sister sees the future
Like your mama and yourself
You've never learned to read or write
There's no books upon your shelf
당신의 자매도 당신과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미래를 바라보지
당신은 읽고 쓰는 걸 배우지 못했고
선반에는 책이 한 권도 없어
And your pleasure knows no limits
Your voice is like a meadowlark
But your heart is like an ocean
Mysterious and dark
만족할 줄 모르는 당신
종달새 같은 목소리를 가진 당신이지만
마음은 바다처럼
알 수 없고 어둡기만 해
One more cup of coffee for the road
One more cup of coffee 'fore I go
To the valley below
저 계곡 아래로
길을 나서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떠나기 전에 커피 한잔만 더...
1960년대의 미국에서 포크 음악이란 곧 시대의 정신이요 젊음을 대변하는 의식(儀式)이었다. 당시 젊은이들의 철학과 사상과 구호가 담긴 메시지를 표출해내기에 가장 용이한 도구가 음악이었다면, 체제에 대한 반항의 문화, 즉 카운터 컬처(counter-culture)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던 음악은 록과 포크였다. 록이 일정한 비트를 발산하며 강한 긴장 상태를 유발시킴으로써 감정을 고조시켰다면, 포크는 단순한 리듬과 음률에 실리는 방대한 양의 메시지로 사람들을 쉽게 끌어들이는 강한 ''선동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징성을 지닌 채 포크 음악은 ''60년대라는 시기에 성장하고 전성기를 맞고 다시 거듭나는 등 커다란 변화를 겪어야 했다. 그 많은 변화들의 중심에서 주된 흐름을 주도해나간, 포크 음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으킨 인물이 바로 밥 딜런(Bob Dylan)이다.
누구도 밥 딜런이라는 인물에 대해, 록음악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거나 그로 인해 대중 음악의 노랫말이 문학적인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모던 포크의 위상을 확립시켰으며 일렉트릭 악기를 도입하여 포크 록을 탄생하게 한 인물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한 그의 가사가 대학의 교재로서도 손색없을 정도의 시적 상징성을 지니고 있음은 물론 여느 위대한 시인들처럼 어휘의 사용과 배치의 능력이 뛰어났다는 점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상업적 성과와는 무관하게 수많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존경을 받아왔으며 그들의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되기도 하였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을 확립하여 대중음악과 포크와 록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해온 이 이름에는 이미 엄청난 카리스마가 실려 있는 것이다. 밥 딜런이 대중음악에 끼친 영향력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싱어 송 라이터로서, 우선 그는 기존의 직설적이고 단선적인 표현 방식에서 벗어나 짙은 은유로 가득한, 때로 초현실적이고 환각적인 시어의 사용과 ''의식의 흐름''에 따른 내러티브 방식으로 대중음악 작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탁한 웅얼거림으로 특징 되는, ''미성(美聲)''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그의 목소리는 노래에 대한 일반적인 관념 자체를 바꾸었으며, 서로 다른 음악 스타일간의 절묘한 조합으로 포크 록과 컨트리 록이라는 혁신적인 장르를 탄생시켜 이후의 록음악 신에 더욱 풍성한 색채를 더해주었다.
40여 년의 음악 활동 기간 동안 그가 미국 시장에서 기록한 앨범 판매량은 3,100만 장으로 베스트 셀링 아티스트 45위에 랭크되어 있다. 하지만 그의 음악이 ''그 흔한'' 빌보드 차트 1위의 영광도 얻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은 언뜻 아이러니컬하기만 하다. 그의 대표곡을 들라면 수도 없이 나올 것 같지만 정작 가장 큰 히트를 기록했던 곡은 [Highway 61 Revisited](''65)의 수록곡인 ''Like A Rolling Stone''과 [Blonde on Blonde](''66)의 ''Rainy Day Women #12 & 35''로, 빌보드 2위까지의 기록이 최고이다. 이는 다분히 ''미국적''이라 여겨졌던 그의 음악 스타일과 노랫말들이 정작 미국의 일반 대중들에게도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세계의 철저한 확립 탓이었으리라. 그의 타고난 반골(反骨) 기질과 사회, 역사를 꿰뚫어보는 일말의 통찰력 덕분에 그와 대중과의 완전한 하나됨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사회의 아픈 질병을 골라내 그것을 적나라하게 뿌려대고 그 환부(患部)를 거리낌없이 드러내어 고통의 신음을 지르게 하는 이는 경외(敬畏)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친근한 동반자가 되기에는 너무 버거운 상대가 아니던가. 그가 그룹 밴드와 함께 했던 약간의 ''외도''라든지 급작스러운 종교적 관심을 내보였을 때에도 그러한 거리감은 수그러들지 않았던 듯하다. 그래미상을 수상하여 노장의 건재함을 과시했던 [Time Out Of Mind](''97)이나 높은 평가를 받았던 최근 작 [Love And Theft](2001]에서 보여지는 그 질긴 고집스러움은 그의 일관된 음악 정신이 맥을 끊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밥 딜런은 1941년 5월 24일, 미국 미네소타주의 둘루스에서 로버트 알렌 짐머맨(Robert Allen Zimmerman)이라는 본명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인 열 살 때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여 고등학교 시절에는 골든 코즈(Golden Chords)라는 로큰롤 그룹을 포함한 여러 밴드를 결성하여 활동했다. 1960년, 연주와 노래를 위해 대학을 떠난 그는 바비 비(Bobby Vee)의 연주 그룹인 섀도우스(Shadows)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했는데, 당시 그가 좋아했던 시인 딜런 토마스(Dylan Thomas)의 이름을 차용한 밥 딜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이후 ''62년 8월에 법적으로 개명하게 된다). 1961년 2월, 뉴욕에서 친구들의 스튜디오 장비로 ''San Francisco Bay Blues''를 비롯한 여러 곡들로 녹음 데뷔를 이룬 그는 4월에 그리니치 빌리지의 거즈 포크 시티(Gerde''s Folk City)에서 존 리 후커(John Lee Hooker)의 오프닝으로 첫 무대를 장식한다. 이 곳은 그가 처음으로 조운 바에즈를 만난 곳이기도 하다. 그는 곧 프로듀서인 존 해먼드(John Hammond)의 눈에 띄어 <콜럼비아(Columbia)> 레코드와 계약을 이루었고 이듬해인 ''62년 3월, 전통 곡들을 자신의 스타일로 독특하게 해석한 데뷔작 [Bob Dylan]을 발표한다.
''60년대 미국 청년들의 저항문화를 상징하는 걸작 [The Freewheelin'' Bob Dylan](''63)으로 확고한 위상을 확립한 밥 딜런은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 차트 20위에 오른 또 하나의 탁월한 프로테스트 포크 앨범 [The Times They Are A-Changin''](''64)과 개인적인 주제를 담은 [Another Side Of Bob Dylan](''64)을 이어 발표하며 높은 평가를 얻었다. 1965년 4월에 가졌던 영국 투어 ''뒤돌아보지 마라(Don''t Look Back)''는 재능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 디에이 펜베이커(D.A. Pennebaker)에 의해 영화로 기록되어 지금까지도 손에 꼽히는 다큐멘터리 필름으로 남아 있다. [Bringing It All Back Home](''65)과 [Highway 61 Revisited](''65)는 본격적인 포크 록의 시대를 열어줌으로써 대중음악의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작품들이다. 1965년 6월 25일,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Newport Folk Festival)에서 밥 딜런이 키보디스트 알 쿠퍼(Al Kooper)와 폴 버터필드 블루스 밴드(Paul Butterfield Blues Band)의 멤버들과 함께 출연하여 ''완전한'' 일렉트릭 사운드를 연주한 사건은 유명하다. 당시 순수한 포크 신봉자들이었던 대다수의 관객들은 심한 야유를 퍼부었지만 결과적으로 밥 딜런의 새로운 시도는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꾸어버리게 된 것이다. 버즈(Byrds)가 부른 딜런의 ''Mr. Tambourine Man''이 미국과 영국에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대히트를 기록한 이후 터틀스(Turtles), 셰어(Cher), 조운 바에즈, 맨프레드 맨(Manfred Mann)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딜런의 작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1966년 7월, 밥 딜런은 뉴욕 근교의 우드스탁에 위치한 자신의 집 근처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중상을 입어 이후 18개월간의 은둔 생활에 들어간다. 그리고 곧바로 완전한 음악적 성숙을 이룬 더블 앨범 [Blonde on Blonde]가 발매되었다. ''68년 1월 카네기 홀에서 행해진 우디 거스리(Woody Guthrie) 추모 공연을 통해 사고 이후 처음으로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컨트리적인 성향이 강조된 [John Wesley Harding](''68)과 히트 싱글 ''Lay Lady Lay''가 수록된 [Nashville Skyline](''69)을 발표했고 ''69년 8월에는 영국의 와이트 섬에서 개최된 ''와이트 섬 페스티벌(Isle Of Wight Festival)''에 참가한다. 더블 앨범 [Self Portrait](''70)와 매체의 큰 주목을 받은 소설 ''타란튤라(Tarantula)''의 출간, 그리고 또 하나의 히트 앨범 [New Morning](''70)의 발매가 이어진다. 1971년 7월에는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이 주최가 된 ''방글라데시를 위한 콘서트(Concert For Bangla Desh)''에 출연하여 멋진 연주와 노래를 들려줬다.
이어 1973년, 샘 페킨파(Sam Peckinpah) 감독이 연출을 맡은 서부영화 [팻 개럿과 빌리 더 키드(Pat Garrett And The Billy The Kid)]의 출연과 히트 싱글 ''Knockin'' on Heaven''s Door''가 수록된 사운드트랙의 발매가 이어졌고 같은 해 말에는 [Self Portrait]의 미 수록곡들을 모은 [Dylan]이 발매된다. 이듬해 1월에는 밴드와 39일간의 미국 투어에 들어갔고, 새로이 계약한 데이빗 게펜(David Geffen)의 레이블 [어사일럼(Asylum)]을 통해 [Planet Waves](''74)가 발매되어 (최초로) 미국 차트 1위에 올랐다. 미국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더블 라이브 앨범 [Before The Flood](''74)의 발표 이후 다시 <콜럼비아>와 계약을 이룬 딜런의 새 앨범 [Blood on The Tracks](''75)는 다시 한 번 미국 차트 1위를 기록한다. ''67년에 그룹 밴드와 함께 녹음한 작품들을 담은 더블 편집 앨범 [The Basement Tapes](''75)가 발표되었고, ''75년 10월에는 조운 바에즈, 조니 미첼(Joni Mitchell), 알로 거스리(Arlo Guthrie), 잭 엘리엇(Jack Elliott), 믹 론슨(Mick Ronson), 시인 알렌 긴스버그(Allen Ginsberg) 등이 참여한 ''롤링 선더 리뷰(Rolling Thunder Revue)'' 투어가 시작되었다.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Desire](''76)로 밥 딜런의 실질적인 음악적 전성기는 끝이 났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포트 워스(Fort Worth)와 포트 콜린스(Fort Collins)에서의 실황을 담은 라이브 앨범 [Hard Rain](''76)의 발표 후 그는 ''76년 11월, 샌프란시스코의 윈터랜드 볼룸에서 행해진 밴드의 고별 콘서트 ''마지막 왈츠(The Last Waltz)''에 참가한다. 이 공연은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Street Legal](''78)과 더블 라이브 앨범 [At Budokan](''79)의 발표 이후 기독교적인 성찰이 담긴 일련의 앨범들인 [Slow Train Coming](''79)과 [Saved](''80), [Shot Of Love](''81)가 발매되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다. 그는 [Infidels](''83), [Real Live](''84), [Empire Burlesque](''85), [Knocked Out Loaded](''86), [Down In The Groove](''88), [Dylan And The Dead](''89), 그리고 [Oh Mercy](''89)로 ''80년대를 마감한다. 이 기간 동안에도 역시 여러 공연을 비롯한 주목할만한 활동을 해왔는데, ''86년에는 영화 ''하츠 오브 파이어(Hearts Of Fire)''의 출연이 있었고 ''88년 10월에는 조지 해리슨, 제프 린(Jeff Lynne), 로이 오비슨(Roy Orbison), 탐 페티(Tom Petty)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 트래블링 윌베리스(Travelling Wilburys)를 결성하여 화제를 모았으며 ''89년 1월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 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90년대의 포문을 연 작품은 [Under The Red Sky](''90)이다. 이듬해인 ''91년 개최된 3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수상한 그의 영향력은 1992년 10월 16일,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수많은 록 스타들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진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통해 다시금 확인되었다. 이 공연은 더블 앨범 [A 30th Anniversary Celebration Concert](''93)에 담겨진다. [Good As I Been To You](''92)와 [World Gone Wrong](''93), [Unplugged](''95)가 이어졌고, 참된 거장의 면모를 보여준 [Time Out Of Mind](''97)와 [Love And Theft](2001]로 위대한 전설을 이어오고 있다.
*Album Review
THE FREEWHEELIN'' BOB DYLAN (''63, Columbia)
전통적인 의미로서의 포크 음악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즉 ''저항가요(protest song)''로서의 포크를 이야기함에 있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눈 덮인 찌든 도시의 거리를 걷는 앳된 딜런의 모습이 늘 신선하게 다가오는, 하지만 그 이면에서 한껏 냉소하며 차가운 독기를 잔뜩 머금은 목소리에 흠칫 놀라게 되는 앨범. 그의 목소리는 분명 전통 블루스와 흑인 영가, 가스펠 등을 걸쭉하게 부르던 데뷔작과는 다른 감성을 담고 있다. 사운드 자체는 어쿠스틱 기타의 반주와 하모니카의 후렴구 사이로 담담히 읊조려 나가는 목소리 등 전형적인 포크의 형태이지만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들에서는 젊은이다운 직설과 풍부한 감성을 읽어낼 수 있다. 수많은 이들로부터 불려진 ''Blowin'' In The Wind''나 ''A Hard Rain''s A-Gonna Fall''과 같은 유명한 반전 송가(反戰頌歌)는 당시의 포크음악이 지향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사회적''인 어떤 필요에 의해서만 의도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Girl From The North Country''나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등과 같은 ''시적''이고 또한 ''음악적''인 곡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커다란 움직임도 없는 듯 고요한 울림을 통해 내보이는 이 단조로운 선율들은 보이지 않는 내면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잘근잘근 씹어 내뱉고 있는 것이다. 앨범은 미국 차트 22위에 올랐고 골드를 기록했다.
BRINGING IT ALL BACK HOME (''65, Columbia)
비틀즈가 [Rubber Soul]과 [Revolver]를 통해 사운드의 혁명을 일으켰다면 밥 딜런 사운드에 있어서의 혁명이자 그리고 포크음악의 ''대 전환''은 바로 이 앨범을 통해 일어난 셈이다. 힘찬 드럼과 슬라이드 기타가 등장하는 ''Subterranean Homesick Blues''를 포함한 앞면의 일렉트릭 파트와, 후에 버즈에 의해 ''완벽한'' 포크 록으로 거듭나는 ''Mr. Tambourine Man''으로 시작되는 어쿠스틱 파트의 대립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멋진 부조화의 조화이자 진보를 향한 첫 발걸음이었던 것이다. 알 쿠퍼의 건반과 폴 버터필드의 기타가 가세된 이 앨범 사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일렉트릭 파트에서의 ''역동성''이라 할 수 있다. 딜런의 목소리는 힘에 넘쳐나며 각 곡들의 속도감은 이전의 네 작품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요소이다. ''Love Minus Zero/No Limit''의 물 흐르는 듯한 수려한 전개는 극도의 세련미를 내보이며 ''It''s All Over Now, Baby Blue''의 멜로디 전개에서도 역시 그의 발전된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포크 록''이라는 장르에 있어서 위대한 시금석의 역할을 하는 앨범이다. 미국 차트 6위와 영국 차트 1위에 올랐으며 두 번째로 골드를 기록했다.
HIGHWAY 61 REVISITED (''65, Columbia)
본격적인 밥 딜런 식 포크 록은 이 앨범에서 완성을 이루었다. 과연 여타 포크 록 밴드가 연주한 어느 곡에서 ''Like A Rolling Stone''(미국 차트 2위, 영국 4위 기록)에서 느꼈던 이 말할 수 없는 놀라운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모든 수록곡들이 가사 면에서 뿐 아니라 사운드 면에서도 지극히 높은 완성도를 지닐 수 있었던 까닭은 참여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다. 마이클 블룸필드(Michael Bloomfield)의 기타와 알 쿠퍼의 오르간이 이 앨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딜런의 목소리만큼이나 높다. 이들의 조화 속에서 곡들은 거침없이 달리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부드러운 바람을 타기도 한다. 변화와 진보는 훌륭하게 이루어졌다. 포크와 록은 이렇듯 완벽한 하나됨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끝 곡으로 수록된 ''Desolation Row''가 있어서 앨범은 더욱 가치를 지닌다. 개인적으로 밥 딜런의 모든 곡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벼운 플라멩코 스타일의 기타 연주에 맞춰 신비로운 세계로 듣는 이를 안내하는 듯한 딜런의 열정적인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매력적이다. 이 곡에서 거론되는 여러 이름들, 즉 아인슈타인, 네로, 카사노바 등 역사상 실존 인물들에서 오필리아, 로미오, 신데렐라 등 문학 작품의 등장인물이나 노아, 카인, 착한 사마리아인 등 성경 속의 인물 등은 상징화된 하나의 정형으로서 초현실적인 내용의 서사시로 곡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그의 문학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앨범은 미국에서 3위, 영국에서 4위까지 올랐다.
BLONDE on BLONDE (''66, Columbia)
이제 그의 사운드는 완전한 원숙기에 들어섰다. 거칠고 격정적인 질감의 포크 록 대신 부드럽고 더욱 선율적인, 귀에 더욱 잘 들어오는 아름다운 포크 록으로 가득한 이 앨범은 전작의 ''Desolation Row''에 이어지는 분위기가 지배적으로, 지극히 안정되어 있다. 끓어오르는 젊음의 정열과 화려한 재능은 더 이상 비뚜로 나가 다른 제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밥 딜런의 최고 걸작들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앨범에 대한 온갖 찬사들은 이 천재적인 장르의 개척자에 대한 단순한 예우가 결코 아니다. 이런 정도의 앨범을 만들 수 있을 정도라면, 극단적으로 이 작품 하나만을 내놓고 사라졌다 해도 충분히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을 그런 앨범이다. 미국 차트 9위를 기록한 이 더블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속으로 그런 감탄사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의 모든 앨범들 중 히트 싱글이 가장 많이 나오기도 했는데, ''Like A Rolling Stone''과 더불어 최고의 히트곡인 ''Rainy Day Women #12 & 35'', 그리고 팝적인 감성의 ''I Want You''와 ''Just Like A Woman'', ''Leopard-Skin Pill-Box Hat'' 등이 빌보드 차트에 머물렀다. 이제 사회 참여적이고 비판적이던 가사는 더욱 알 수 없는 시어의 나열로 이루어지고 초현실주의 문학의 그것에 더욱 가까워진 듯하다. 대곡 ''Sad Eyed Lady Of The Lowlands''는 그 극점에 위치해 있다.
JOHN WESLEY HARDING (''68, Columbia)
딜런 특유의 상징이 담긴 독특한 우화가 담긴 새 앨범은 1968년 3월에 발매되어 미국 차트 2위와 영국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는 전작 [Blonde on Blonde]의 녹음이 끝난 후 단순히 ''오토바이 사고''로만 알려진 사고를 당했고, 1년 반 이상을 가족들과 은둔한 채 지내고 있었다. 물론 그는 그 동안 밴드와 함께 빅 핑크(Big Pink; 뉴욕주의 웨스트 소거티스에 위치한 커다란 옛 집으로 그룹 밴드의 멤버들이 빌려 사용했다)에서 많은 곡들을 작업하기도 하였다. 사고 후 은둔 기간 동안 그에게 어떤 심리적 변화가 일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음악적인 면에서의 변화는 이 앨범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사운드는 이전보다 더욱 단순해졌고 내쉬빌에서 녹음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컨트리의 영향이 배어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가사는 더욱 우의적(寓意的)인 표현과 성경 체의 말투 또한 이전에는 볼수 없던 요소이다. 후에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Experience)가 멋지게 리메이크를 하는 상징시 ''All Along The Watchtower''나 ''The Ballad Of Frankie Lee And Judas Priest'' 등만으로도 앨범의 가치는 빛난다. 이 앨범에서의 컨트리 음악적인 요소는 이어지는 작품 [Nashville Skyline]에서 본격화된다.
SELF PORTRAIT (''70, Columbia)
간혹 외지(外誌)에서 보여지는 리뷰나 록 사전 등에 등장하는 이 앨범의 평가는 (영국 1위와 미국 4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한 마디로 최악이다. 그 자신이 직접 그린 ''자화상''을 커버로 한 이 더블 앨범은 흔히들 ''밥 딜런의 외도'' 정도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24곡의 수록곡들은 새로운 곡들과 이전 작품들의 라이브 버전, 그리고 우리 귀에 친숙한 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Boxer''라든지 고든 라이트푸트(Gordon Lightfoot)의 ''Early Mornin'' Rain'', 그리고 영원한 팝의 고전인 에벌리 브라더스(Everly Brothers)의 ''Let It Be Me'' 등도 포함되어 있다. 어쨌거나 재미있는 앨범임에는 틀림없는데, 라이브로 수록된 그 자신의 두 작품 ''Like A Rolling Stone''과 ''She Belongs To Me''를 들으면 이게 과연 그 곡인가 싶을 정도로 심하게 뒤틀어져 있으며, 그건 ''The Boxer''나 ''Let It Be Me'' 같은 곡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이들은 논할 가치도 없는 앨범이라고까지 하는 등 혹평의 일색이었지만 이 앨범은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으며 실제로 듣기에 거슬리기는커녕 편안히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런 정도의 외도라면 한두 번쯤은 얼마든지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던가.
BLOOD on THE TRACKS (''75, Columbia)
''70년대에 들어 밥 딜런의 활동은 (음악적으로) 그다지 주목할만한 것이 아니었다. 조지 해리슨의 ''방글라데시 콘서트''에 참여하고 샘 페킨파 감독의 영화 ''Pat Garrett And Billy The Kid''에 출연하고 영화음악을 만드는 등의 주목할만한 활동 이후 그는 밴드와 투어를 했고 앨범 [Planet Waves]와 더블 라이브 앨범 [Before The Flood]를 발매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딜런의 ''본령(本領)''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앨범을 통해서야 그의 변화된 내면과 눈앞의 세계에 대한 시각이 다시금 그의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된 것이다. 사실상 이 앨범이 나올 수 있었던 직접적인 원인은 사라와의 결혼생활이 파경에 이르면서이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분위기는 담담하게 가라앉아 있으며 마치 구름 낀 잿빛 하늘에 어울릴 듯한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흔히 ''Like A Rolling Stone''과 비견되는 명곡 ''Idiot Wind''와 앨범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뛰어난 구성력의 ''Tangled Up In Blue'', 그의 우울이 배어 나오는 곡 ''Simple Twist Of Fate'', 그리고 흥겨운 록 비트의 ''Lily, Rosemary And The Jack Of Hearts'' 등 어느 한 곡 뒤쳐지지 않는, 딜런의 새로운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뛰어난 작품이다. [Planet Waves]에 이은 그의 두 번째 미국 차트 1위 앨범이며 영국에서는 4위에 올랐다.
THE BASEMENT TAPES (''75, Columbia)
교통사고 후 밴드의 멤버들과 교류하던 딜런은 다양한 음악들을 섭렵하고 있었다. 이미 컨트리적인 성향은 [John Wesley Harding]과 [Nashville Skyline] 등을 통해 한껏 드러냈고, 비슷한 시기에 녹음된 이 더블 앨범에서는 블루스적인 색채까지도 펼쳐 보이고 있다. 빅 핑크의 지하실에서 녹음된 지 8년 가까이 되어서야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이 앨범은 사실상 팬들 사이에서는 부틀렉으로 알려질 대로 알려진 앨범이었다. 밴드의 리더 로비 로버트슨(Robbie Robertson)이 편집을 하고 손질을 가한 후 발표했는데, 수준 이상의 작품성으로 대중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의 공연 장면을 보면 늘 느껴지는 사실이지만, 밥 딜런에 가려 물러나 있는 듯 물러나 있지 않는 이들 연주의 놀라운 흡입력은 이들이 단순한 백 밴드에 머물러 있지 않았던 까닭을 잘 설명해준다. 앨범에서도 딜런의 목소리와 이들 연주의 조화는 기가 막힐 정도이다. 밴드가 자신들의 데뷔작 [Music From Big Pink](''68)에서 새롭게 편곡하여 수록했던 ''Tears Of Rage''는 물론 ''Goin'' To Acapulco'', ''Too Much Of Nothing'' 등에서의 몽롱한 기운이 부드러운 선율들에 무리 없이 실려온다.
DESIRE (''76, Columbia)
미국 차트 1위와 영국 차트 3위를 기록한 이 앨범은 밥 딜런이 최초로 플래티넘을 기록한 작품이기도 하다. 살인자 혐의를 받았던 권투선수 루빈 카터(Rubin Carter)의 이야기를 다룬, 휘몰아치듯 가슴을 죄어오는 숨가쁜 명곡 ''Hurricane''은 딜런이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또 다른 열정의 현현(顯現)이었다. 질주하는 타악기 사운드와 힘차면서도 구슬프게 진행되는 끊이지 않는 바이올린 소리에 실리는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절실함이 배어 있는 듯 깊은 호소력으로 귀를 자극한다. 아홉 곡의 수록곡 모두가 다른 크기의 ''감동''을 전해준다는 점에서 이 앨범이 가장 많이 팔린 딜런의 앨범이라는 사실이 납득이 된다. 국내에서는 에밀루 해리스(Emmylou Harris)의 애절한 목소리와 스칼렛 리베라(Scarlet Rivera)의 울고 있는 듯한 바이올린 연주가 가슴을 파고드는 ''one More Cup Of Coffee''가 마치 딜런의 대표곡인 양 숱하게 소개되어 왔고, 아마 다른 많은 초, 중기 작들을 제치고 라이선스 발매가 된 이유 또한 그 곡의 대중적인 인지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곡 못지 않게 가슴을 적시는 ''Joey''나 ''Sara'' 또한 이전에 들을 수 없던 감정 표출의 극대화 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이 앨범을 끝으로 딜런은 더 이상의 ''감동''을 전해주지 않는다. 이후의 앨범들 중에는 뛰어난 앨범들도 있고 역시 그의 재능과 카리스마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 작품들이 있지만, 젊은 에너지의 발산은 이 앨범을 끝으로 사그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TIME OUT OF MIND (''97, Columbia)
첫 앨범을 발표한 지 35년, 이토록 오랜 기간을 꾸준히 활동해 온 뮤지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발표해 온 ''80년대의 그만 그만한 일련의 작품들이나 그 나이를 생각했을 때 이 앨범을 들은 많은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정말로 ''예술인''이었고 그 이전에 자신의 손재주에 따라 옷을 만들어가듯 음악을 짜 나가는 장인이었던 것이다. 비록 그의 젊음은 목소리는 저 세월과 작은 원판 속으로 묻혔고 주름은 얼굴을 일그러뜨리지만, 그리고 이제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삶을 얘기하지만 여전히 그는 ''밥 딜런''이었다. 앨범은 탑 텐 차트 데뷔를 이루었고 그는 뉴스위크(Newsweek)지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모든 콘서트의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을 이루었다. 첫 곡 ''Love Sick''에서부터 그의 나직한 읊조림은 몸을 얼어붙게 만들더니 16분 여의 대곡인 ''Highlands''에 와서는 몸을 전율케 한다. 피터 가브리엘(Peter Gabriel)과 유투(U2)의 앨범들을 프로듀스 했었고 딜런과도 작업 경력이 있는 다니엘 라노와(Daniel Lanois)가 앨범을 감독했기에 가능했던 것만은 아니리라. 이 정도의 가슴 설렘을 전해주었기에, 그래미라는 큰 상을 수상하는 모습을 아주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98년의 그래미 시상식에서 밥 딜런은 이 앨범으로 ''올해의 앨범''과 ''최우수 컨템퍼러리 포크 앨범'', 그리고 ''최우수 남성 록 보컬'' 상을 수상했다.
LOVE AND THEFT (2001, Columbia)
전작 [Time Out Of Mind]로 새로운 ''음악적''전성기를 맞이한 밥 딜런은 새 천년의 새로운 앨범으로 다시 한 번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전작의 연장선상에 위치한 이 앨범은 간단히 말해 ''60년대와 ''70년대에 그가 행했던 최고의 작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걸작''의 반열에 올릴 수 있는 작품이다. 가뜩이나 거칠고 텁텁한 그의 목소리에는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짙은 향기와 무게가 실렸다. 사실 그의 탁한 쇳소리에 거부감을 표하는 이들도 있을 터이지만 그 안쪽에 도사린, 가슴의 밑바닥까지 자극하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파워는 곡들마다 배어나오며 이 탁월한 사운드에 빠져들게 한다. 여기엔 그가 그 동안 해왔던 모든 요소들, 즉 ''60년대 초반의 전통 포크와 블루스, 그 특유의 부조리한 이야기 구조로 펼쳐지는 전형적인 포크 록의 스타일과 원숙한 아름다움을 내세운 완성도 높은 음악들이 담겨 있다. 각 요소들의 적절한 조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우며 또 편안하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리며 부르는 가장 전통적이며 블루지하고 소박한 선율은 옛 향기를 머금은 ''Summer Days''와 ''Bye And Bye'', ''Lonesome Day Blues'', 완벽한 구성의 대곡 ''Sugar Baby'' 등 모든 곡들을 통해 짙은 향을 내뿜으며 듣는 이를 감동시킨다. 이 앨범은 올해 개최된 4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컨템퍼러리 포크 앨범''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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