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흰머리

광인일기 2008. 8. 31. 00:02

아이들은 토요일 임에도 학교에 가는 날인지라 학교로 가고

출근을 안하는 마누라는 늦은 시간까지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 나서는

산에나 가자며 준비를 하기에 몸을 움직여 같이 산으로 향했다.

힘든 걸음에 숨가빠 하는 마누라 덕분에 내가 평소에 움직이는 곳 근처에

자리를 정하고 앉아 자리를 편후, 나는 아예 웃통을 벗어 버렸다.

나무그늘 아래이니 빛도 안들도 시원하다.

뜨거운 물을 가져 왔기에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빵조각을 베어물고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마누라의 허연 머리카락들이 유난히 눈에 뜨인다.

머리를 끌어 당기고 헤집어보니 흰머리가 만만치않다.

못난서방덕에 속을 썩어서 그렇다는 마누라에게 말도 못하고 흰머리를 뽑아내었다.

이제는 염색을 해야 할것 같다는 내말에 마누라도 수긍을 한다.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염려할 정도는 아니다.

평소에 농담삼아서 얼굴피부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내가 말을 하고는 하는데

그것은 오히려 처녀시절에 그만큼 늙어 보였다고 할때 하는표현 이었지만

사실상 보면은 누가보아도 그당시 피부에서 크게 변한것이 없다.

주름도 얼굴색도,,,

산에 앉아서 생각해 보니 참으로 기나긴 세월 무던히도 마누라 속을 썩였다.

그렇다고 내갈길을 안갈수는 없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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