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가을비속에서

광인일기 2008. 10. 23. 00:03

가을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공원은 인적마저 없다.

공원을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가는 바쁜 발길들만이 스치고

잎새를

반이나 넘게 떨구어낸 나무들만이

내리는 빗줄기 속에

묵묵히자리를 지키고있다.

가로등 사이로 비추이는 빗줄기는

그모습이 차라리 아름답다.

내리는 가을비 속을

귀에는 이어폰을 낀채로 걸으려니

새삼스러운 느낌이 나의 감각들을 지배 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하늘은

마치 지금의 내 상황들과 같이 어둡기만 했고

길위를 질주 하는 자동차 해드 라이트 불빛들은

더욱 선명함을 더하는것 같다.

운동화가 축축해지고,

양말까지 축축함을 느낄즈음

기우뚱 거리는 보도블럭 밑에

고여있던 물이 내 발에 밟히며

삐져 나온 물이

내 운동화를 무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바지 가랑이도 내리는 빗물이 적셔들어

이미 축축 해지고 있다.

한기가 스며든다.

우산속에 들어있는 작은 몸은

더욱 움추러 들기만 한다.

가을비속을 좋은 느낌으로 걸어보고,

맞이 하고 싶었는데

역시 가을은 가을이고

비는 비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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