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길을 나섰다.
벌써 싸늘한 기온이 감도는 새벽길에는 청소하는 아저씨가 한분,
빗자루 질을 하는것도 아니고 집게를 이용해서 쓰레기를 줍고 있고
젊은 청년하나가 술에 취하여 길바닥에 앉아서 몸을 흔들고
하나는 그놈을 부축하려는 폼새다.
그리 많은 사람들이 오가지 않는 새벽길
옆에있는 테니스 코트에서는 새벽 공기를 가르며 공을 치는 소리가
"퍽""퍽"하면서 마치 텅빈 가슴속을 두드려대는 소리 같이 울려 퍼지고
버스시간에 늦지 않으려 시계를 보면서 가볍게 뛰는 아가씨는 상쾌하다.
새벽, 마누라의 움직임에 눈을 떳다.
어젯 밤에도 오늘 아침에 새벽미사에 동행 해줄것을 부탁한 마누라,
어제 아침에 새벽미사에 동행해주지 못한것이 찔려서 눈을 뜨니
마누라는 오히려 밍기적 거리면서 다시 누워있다가
"새벽미사 안가?"하는 나의 말에
바지런히 옷을 챙겨입고 새벽미사길을 나섰던 것이다.
거리의 정경은 앞에서 말한대로,
성당앞 공원 벤치에는 새로 칠을하고"칠주의"라는 글자가 써진 종이가 놓여있고
그위로,주위로는 낙엽이 몇잎씩 자리하면서 가을의 운치를 더하고
공원 작은길에도 낙엽들이 제법 깔려서 내발길을 맞이했다.
성당에 들어갔던 마누라가 되돌아 나오며 오늘 새벽미사가 없다고 한다.
억지로 일어나서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지만
나보다도 더욱 잠을 사랑하는 마누라 역시 허탈 할것같아
"그래도 안오고 집에 누워서 성당에 갈까 말까를 망설이는 것보다는 훨씬
개운하지?" 하고 물으니" 축복이야! 일어나서 새벽을 맞이하게 해주셨잖아"
하면서 대답하는 마누라에게 "너나 그렇지" 하면서 슬쩍 심통을 부렸다.
그런것 같다.
무슨일이든 해보지도 않고서 후회나 하는것 보다는 부디쳐 보기라도 하는 삶의 자세,
비록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하더라도 마음은 오히려 개운해지는 것이
적극적인 삶에 대한 자세를 가지고 행동했을 때인것 같다.
새벽이 다시한번 나를 일깨우고 있는것은
뻔히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적극적인 생활자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