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다.재옥이 식식 거리며 가게문을 밀고 들어왔다.
"자동차가 없어졌어요"뜬금없는 재옥의 말에 의아했지만 곧이어 전말을 알게 되었다.
"그사람이 차를 가져갔데요. 주차해둔곳을 가서 찾아보니 차가 없기에 혹시나 해서 전화를 했더니 회사에 필요해서 가져 갔다고 하더군요, 이제껏 아무말 없더니...."
그사람 이라면 그동안 재옥과 만나오던 사람이리라, 그리고 헤어지면서 차를 가져간 것이라는 추측은 어린아이라도 할수 있었을 것이다.
"다행히 집은 내앞으로 되어있고 가게도 내앞으로 되어 있으니 가져 갈수 없겠지요"
재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승일이 말했다.
"그러면 완전히 정리가 된거네요, 전에 사시던 분이랑"
"그럼요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나서 승일씨를 선택했던 거예요,웬지 나를 속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영화를 보려던 계획은 차가 사라지는 돌발 사태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우리 술이나 진창 마셔요"
"그러지요,어차피 할일도 없는데"
재옥은 주방에서 안주를 만들며 음악을 켰다. 차분한 음율이 깔리는 가게는 더욱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마주치는 술잔이 깨어질 정도가 되었을때 그들은 다음에 할일을 알고 있었다. 재옥이 가볍게 승일의 손을 잡아 끌었을때 약간 멈칫 했을뿐 그손이 이끄는대로 그녀의 몸을 더듬어 나갔다.가슴을 더듬는 그의 손은 팽팽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수 있었고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서 느낄수 있는 긴장감은 승일을 서둘게 만들었다. 서른다섯의 재옥은 그야말로 농염의 극치라는 표현이 어울렸다.알맞게 오른 취기와 아늑한 분위기가 그들을 자연스레 섹스로 이끌었다.구석자리 소파가 있는 테이블로 자리를 옮긴 그들은 최고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