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마음 1491

어떤 추운날

어떤 추운날 별인 / 최 원 덕 눈은 멎고 거센 바람만 헐벗은 나무를 뒤흔들어 여린 가지위에 쉬고있는 하얀눈들을 날리고 있었다 쪼그라든 커피봉지를 보며 내일의 추위를 확인하니 오늘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을 떨칠수 없다 순간순간의 선택과 실행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삶의 틀을 깰수있는 힘이없어 아쉽기만 하다 올들어 처음인가 목도리까지 두르고 커피를 위해 차가운 길로 나섰다 눈가루까지 날려 발길을 막아서는 바람을 헤치며 한걸음씩 걷다보니 작은주검이 눈안에 든다 참새한마리가 하늘로 배를 드러낸채 주검이되어 있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하얀 가슴털이 곱기만 하다 얼어 죽었을까 굶어 죽었을까 병들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하늘은 알고있을까 하늘은 저작은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며 전하는 소리를 어떻게 들었을까 세상은 저주검을 어떤눈..

내 작은 마음 2023.12.17

플랫홈에서

플렛홈에서 별인/ 최 원 덕 플랫홈을 서성이는 사내의 눈에는 회색이 가득하다 이날까지 쉴새없이 달리던 기차는 지할일 다했다며 폐차를 기다리고 달리기를 멈춰버린 기차를 운전하던 사내는 할수있는 일도 없이 무엇을 해야할지 알수 없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행열속에서 갈곳 잃은 그의 귓가에 들려오는 스피커의 울음속에서 정차없이 지나가는 기차가 역사로 접근함을 알리고 있고 사내는 그기차를 잡고싶었다 아니 타고 싶었다 사람들은 플랫홈에서 기차에 오르내리며 제갈길로 떠나고 가고싶은곳 가야할곳에 데려가줄 기차를 스쳐보내며 남아있는 사내의 마음을 누구라서 알수있을까 23 . 12 . 12 .

내 작은 마음 2023.12.12

오늘

오늘 별인/ 최 원 덕 울고있다 오늘이 아프다 고통을 하소연 하며 숨을 거부한다 오늘이 더이상 살아갈수 없다 하면서 시간이 없다하면서 내일이 살기를 가득히 품고 주검을 전하려 오고 있다며 23 . 12 . 12 . 화살을 잡으려했다 하늘이 쏘아놓은 화살을 잡아 멈추고 싶었다 지금을 오늘을 멈춰 버리고 순간에 찰나에 담아 그대로 묻어버릴까 태워버릴까 공허는 아름답다 아름답다 믿고있었다 화살을 잡아야 한다 쏜살을 잡아 공허에 담아 버리고 세상을 멈추어 하늘을 파괴하고 공허로 돌아가야만 한다 존재가 존재치 않던

내 작은 마음 2023.12.12

기다림

기다림 별인 / 최 원 덕 눈이 내리면 좋겠다 따스한 햇살이 번지는 하늘을 보며 차가워도 좋을 하얀눈을 그려본다 텅빈 가슴을 소복히 채워줄 하얀눈을 햇살에 슬며시 녹아나도 내리는 눈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메말라 피폐한 가슴을 시나브로 적시어 가면 촉촉해진 가슴에 키작은 나무라도 한그루 심을수 있게 하얀 눈위에 달달한 설탕과 향긋한 커피를 한웅큼씩 흩뿌려두면 작은 나무에는 어여쁜 꽃이 그윽한 향을 뽐내며 피어날것만 같다 차가운 눈이라도 내려주면 좋겠다 순백의 하얀눈이 소리없이 내려 빈가슴을 가득히 채워주면 좋겠다 23 . 12 . 9 .

내 작은 마음 2023.12.09

회상

회상 별인/ 최 원 덕 세월! 그질곡의 시간들을 걸어가보면 심연 저끝단에서 깨어난 사랑의 시간이, 그순간이 불러온 처연한 파문이 죽여버린 영혼을 다시 깨우고 그날의 시간들이 못내 아쉬워 다시한번 잡아보려 손을 내밀면 서러움만 그대로 남겨둔채로 그날의 환영들은 저멀리 뒷걸음치고 지그시 감긴눈에 눈물 고인다 지나간 시간속을 걸어가 보면 23 . 12 . 8 .

내 작은 마음 2023.12.08

두개의 밤

ㅡ하나의 밤 달리는 밤 별인 / 최 원 덕 밤이 달리고 있다 무심하게 달리는 밤에게 하소해본다 멈추어다오 내일이 두려운 삶을 위하여 달리기를 이제그만 멈춰달라고 23 . 12 . 4 . ㅡ또하나의 밤 이방인 별인 / 최 원 덕 거리에 섰다 찬바람만 살고있는 거리에 정념의 붉은빛들이 혓바닥을 날름대는 거리에 영시를 넘어선 차가운 주검의 시간 찬바람에 갈곳잃어 발길 묶인채 홀로 그렇게 이방인 되어 23 . 12 . 4 .

내 작은 마음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