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건망증

광인일기 2008. 2. 28. 00:00

나른해지는 오후 컴퓨터를 떠나 커피포트에 물을 채우고는

담배를 한대 피우기위해서 베란다로 나간다.

변해가는 주위 환경들을 바라보면서 담배를 맛있게 피우고 들어와서 커피잔에 물을 따른다.

 

커피잔에서 약간은 이상한 거품이 떠오른다.

그때서야 커피포트에 전원을 넣지않은 상태여서 물이 끓지않은것을 인식하게된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나의 일상에서 경험하는 일입니다.

 

설날에 동생이하던말이 생각납니다.

나이가 먹으면서 점점 헛말도 하게되고 건망증도 심해지는것 같다는 겁니다.

TV를 보면서 자기딴에는 리모콘을 달라고 한다는 것이 전화기를 달라고했고

매제는 그래도 알아서 리모컨을 건네더랍니다.

 

옆에있던 아들이 부모의 이상한 의사소통에 한마디 하지 않았으면

그냥 아무런 느낌도없이 지나갔을 일 이었응 것입니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점점 어휘력도 집중력도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아마도 중년에 접어들면서 느끼는 자각증상일것입니다.

 

가금씩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핸드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지갑을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깜빡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견과류가 치매를 예방한다느니

등푸른 생선이 좋다느니 초코렛이 좋다느니 하면서

두뇌에 좋다는 많은 정보들이 떠돌아 다닙니다. 

 

뇌세포는 서서히 죽어가면서 뇌기능이 퇴화 되는것이 정상인가보다.

그러다보니 나이를 먹는다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먹으면 아이가 된다는 말도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가면서 어느순간부터 나이를 먹기시작해서 점점 어려지고

결국에는 어린아이같은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인가 봅니다.

누구든 나이를 먹는데 그것이 언제 부터인가가 문제이고 

언제 까지 나이를 먹느냐가 문제 인것같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치매에 걸린 사람들을 모시고 보살피고 있는사람도 있을것이고

그런 이웃도 있을 것이며 직접 그러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있는 사람도 있을것입니다.

얼마나 힘든일인지 실제로 경험 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수있습니다.

 

우리도 나이를 먹어서 언젠가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치매에걸린 부모님을 모시게 될수도있고 나자신이 치매에 걸릴수도있습니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서글프지 않을수없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치매로 고생하시는 분들도

분명 지금의 우리와 같은 시절이 있었을 것이고

그리고 그분들 역시 우리와 같이 가족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살아오신 분들일 것입니다.

 

우리의 앞날을 생각하는 것은 그만두고라도

지금고생하고 계신분이 나를위해 내가족들을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라고 인정한다면

 

비록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힘이들더라도

그분들을 보살핌에있어 조금이나마 불만을 덜어 내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좀더 그분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봄이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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