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은날은
빈대떡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나를 간절히 유혹한다.
들기름 타는냄새
시큼털털한 막걸리냄새
오늘같은날은
나를 초대한다
몽환의 세계로"
오늘같이 이렇게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은 막걸리 한잔이 정말 간절하다
마누라가 그런 심정을 알아 주지도 못할 뿐더러 안다고해도
지금의 나에게는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기에 한잔의 술도 절대로 허락치 않는다.
어릴적 동네 골목길에 "정든집"이라는 간판을 달고있는 선술집이 있었다.
주인 할머니와 중년의 술따르는 아줌마 ,허름한 집기들 ,연탄불이 피어있는 드럼통, 찌그러진 주전자
둥근나무의자에 앉아 돼지갈비를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을 걸치면 최상의 기쁨을 느끼던 시절
그날의 기억은 아마도 내머릿속이 완전히 비는 순간까지는 절대로 지워지지 않을 기억인것이다.
지금은 그흔한 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 밀주를 단속하고 밀가루로 만든 막걸리를 마셔야했던 시절
몰래 담근 밀주의 달콤함, 거기에 더해지는 금지된 장난의 그스릴
그리고 서로 치고박고 하더라도 막걸리 한잔이면 금방 풀어지는 부랄 친구들
이런 기억들이 어찌 잊혀질수있을것인가.
머릿속에는 그날의 기억들이 간절하건만 지금 그곳에는 젊은날의 나는 이미없고
어쩌다 그곳을 �기라도 해보지만 이미 그곳은 번화한 작은 도시의 거리로 변해버린지 오래다
그곳에는 골목길도 "정든집"도 없고 나의 어린시절 기억도 사라지고 없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이땅에 더이상 젊은날의 추억의 장소는 없고 그날의 흔적들도
이미 사라져 버리고 없다.
오직 내가슴 속에서만 그날의 기억들이 살아 숨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