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상처

광인일기 2008. 4. 1. 00:05

샤워를 하면서 발목부근에 비누칠을 하다가 보니 흉터하나가 눈에뜨인다.

선명하게 남아있는 이빨자국

그것은 개에게서 얻은 상처이다.

생각하면 우스운 상처 그것은 정말 우습게 입은 상처다.

 

젊은시절 강원도 양구에서 한달여를 목부생활을 하며 지냈던 일이있다.

물론 죄를 짓고서 피해다닌 것은 아니다.

세상을 피해서 멀리 간다고 한것이 강원도

그곳에서 소개소를 통해 침식을 해결할수있는 일자리를 얻은것이 한우 목장이었다.

대암산이라 했던가,역시 강원도의 산은 높고 험했다.

산정상 부근에 한우를 방목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목장이었다.

그곳에 덩치큰 잡종 세파트와 작은 삽살개가 있었고 동물을 좋아하는

나의 성격탓에 이놈들도 나를 아주 잘따랐었다.

깊은 산속의 밤은 적막하고 무서웠지만 이놈들덕에 든든하기도했다. 

그래도 가끔씩은 소들도 몰아주고.........

낮술을 한잔하면서 쉬고있는 내귀에 개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상하다 싶어 뛰어가보니 세파트가 삽살개위에서 난리를 치고있었다.

나는 그때 소설속의 한장면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미군과 양공주의 섹스를 묘사한 부분,  세파트와 작은 삽살개를 비유해서

강간당하는 듯한 조국의 현실을 비유한 글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교미중인 세파트를 걷어차 버렸다.

그리고 삽사리에게서 떨어져 나온 세파트의 이빨에 나의 발목부위를 내주어야했다.

다행히 같이 일하던 사람들이 세파트를 떼어내었고

산속에서 특별히 치료방법이 없는지라 고전적인 치료방법을 사용하여 

물린 상처에 개털을 깍고 태워서 된장과 함께  붙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한두개씩의 흉터는 가지고 있는것같다.

영광된 흉터도 있을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을것이다.

그리고 그상처자국을 바라보며 옛날을 회상하기도한다.

몸의 상처는 치료되어 추억으로 기억될수도있다.

그러나 그것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일때는 치유되지 않은채로

평생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게 된다.

마음에 상처일수록 빨리 치료 해야만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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