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책을 나가려는 나의 머릿속에는 80%는 비가 올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선다.
하지만 나머지 20%에 희망을 걸고 역시 빈손으로 길을 나선다.
산책길 중간에 이르기도 전에 이미 하늘에서는 빗줄기가 그냥 맞으며 걷지는 못하기에
알맞게 떨어진다.
할수없이 걸음을 멈추고 처음에는 잎이 무성한 나무밑에서 비를 피하려 하였으나
곧이어 자리를 옮겨야함을 느끼고 아파트의 입구쪽에 등나무로 이루어진 아치 밑에서 비를 피하기로하고
걸음을 옮겨 조용히 담배를 한가치 피워물며 비를 피했다.
바로옆에있는 실개천의 고여있는 물위로는 떨어지는 빗방울에 의한 작은 파문이 그려지고
내눈길은그곳에서 떠나지를 못한다.
점점 퍼지며 커져가는 동그란 모양을 바라보다가 사람의 그리움 같이 번진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분명히 사람들 마음속에 그리움도 저 빗방울에 그려지는 작은 파문같이 처음에는 작은 그리움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그크기를 더하는 것같다.
누구든지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없다.
비록 그 대상이나 시간대를 달리할수 있겠지만 때때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움은 나타난다.
그리움이 많은 사람이 불행할까, 대상마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그리움이 없는 사람보다는
그리움이 많은 사람이 삶을 더 풍요롭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원하는 일을 다하고 살수는 없는것이 인간이기에 그리움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많은것들을 접해보고
누려보았을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것은 세월속에서 얻어지게 되는 연륜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