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산책길

광인일기 2008. 7. 8. 00:03

아침산책을 나서는 나의 양쪽귀에는 이어폰이 끼워져있고

그안에서는 슈가가 보내준 파일들을 핸드폰에 저장한 곡들이

귓속으로 파고든다.

 

하늘은 뿌옇게 흐려있고 우산이라도 가지고 나서야할것 아닌가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하지만 역시 오기만 남은 마음은

그것을 허락치 않아 빈손으로 길을 나서며 , 까짓거 비맞아서 죽은 사람은

아직 못보았다 하는 심정으로 길을 나선다.

 

그래도 산책길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눈에뜨이고 마주오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중에 몸에 달라붙는 짧은 반바지위로 둔덕까지 드러나 보이는 아줌마는

유독 내눈길을 잡아 끌기에 충분하지만 공연히 민망한 마음이 들어 일부러 눈길을 돌려야만 했다.

 

산으로 들어서니 이틀을 찾지않은 산길임에도 처음오는 길인것같은 착각이 들정도인 산길에는

습한 날씨덕분인지 커다랗게 솟아오른 버섯이며 검은빛을 띄는 물먹은 갈잎들이 보기에도 대견하다.

 

적당히 운동을 하면서 안개비보다도 약하다고나할까 마치 안개가 물방울로 맺혀 떨어지는 듯한

공기속을 내려오는 데 또 아까보았던 민망한 옷차림의 아줌마가 마주하며 걸어오기에

눈을 돌리면서도 생각은 아줌마의 몸에 가있다.

 

어쩔수없는 수컷의 심보이리라 생각하며 실소를 날리며 돌아오는 길에는 여전히 음악이흐른다.

반바지위로 드러나는 둔덕으로 눈길이 가는 내자신을 한심스럽게 생각하면서  나의 이성은 분명히

눈을 돌리지만 머릿속에 여체가 그려지는 것은 내가 아직도 수양이 모자람 탓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렇게 산책길에서 조차 눈길을 피해야 할정도의 차림새는 알아서 피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더많이 들어가는  산책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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