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놈과 잠깐의 시간을 지내고나니 할일이없다.
마누라가 심심한지 이웃집에 놀러간다며 빵조각을 챙기기에
같이 가자며 따라나서며 반바지만 갈아입고 나가려하니 상의도 갈아 입으라고 성화를 하여
할수없이 옷을 찾으니 짜증이나니 나이가 먹어가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는 순간이다.
이웃집에가니 남편은 출타중, 이웃은 내게 남자가 할수있는 집안일을 부탁하고
아무말없이 일을 해주니 마누라는 남의 서방을 부려먹는다고 한소리한다.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같이다닌 사이인지라 둘은 매우친하다.
그것도 모자라서 서울생활까지 근처에서 같이하고 이곳에까지 같이 모여살고있다.
자기네들 고향동네에 산다면 모를까, 이렇게 오랜시간을 같이 할수있는 친구도 드물것이다.
그러다보니 어지간한 일들은 서로 비밀이없는것같다.
남자들 끼리야 그런이야기할 기회가 적으니 잘모르지만 자기들끼리는 있는이야기 없는 이야기 다하는것같다.
남편이 이번에 시험은 잘보았는지는 자존심때문인지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는다니 할말은 없고
다만 이번에는 합격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이웃은 딸만 둘인데 작은아이가 이웃들중 제일 막내둥이 여서 여간 귀여움을 받는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 얼마나 귀여운지, 나도 능력만 되면 늦둥이를 하나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기도 하는것은 그녀석이 귀여운 짓을 할때인데 나도 나이가 먹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어쩔수없는 세월의 자국일 것이다.
할일없이 지나가는 시간속에서 나를 스쳐갔던 사람들이 생각나기도한다.
어떤 사건보다는 사람이 먼저 생각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인지 궁금하다.
세상을 살아가는것이 무료하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많은 시간들
이시간들 속에서 그래도 꼬마놈의 웃음은 나에게 또다른 기분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