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도둑들

광인일기 2008. 8. 1. 00:00

시집간딸은 도둑이라고 했던가?

오늘 저녁 밥상앞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이웃과 처제 그리고 마누라를 보면서 생각해본다.

오늘따라 밥상에는 처가집에서 가지고온 반찬들로 메워진다.

물론 밑반찬들이다.

어제 내가 짜증을 내면서 챙기지 말라고 하고,딸아이도 그런걸 챙긴다고 짜증을 내었건만

그 반찬들이 상위를 장식한다.

갓김치,물김치, 깻잎,호박잎,콩잎, 오늘 마트에서 산것들을 빼고는 처가집 음식들이다.

그러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상속  받을것들에 대한 이야기,

이날까지 마누라입에서 상속이야기를 듣는것은 처음이었다.

이웃도 시골에는 제법 값나가는 땅들이 모두 오빠에게 상속되었음을 아쉬워하면서 자기 오빠에게

조금 달라고 한다하고, 마누라는 옆에서 한술 더뜬다.

처남에게 큰덩어리들은 명의이전을 해주었고 작은것 한귀퉁이는 떼어준다고 하는데도

마음에 안든단다.

더구나 장인은 우리가 혹시라도 굶어 죽을까봐서 땅을 절대 팔지는 못하도록 조치할거라고 말씀하신다

한다. 이날까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된다.

큰처남 앞으로는 돈으로 환산해도 20억가까이가 넘어간것으로 알고있다.

그래서 마누라는 새언니에게 조금더 자기한테 떼어달라고 귀뜸했단다,

우습다.

여지껏 그런 내색도 않던 마누라도 막상 장인 어른이 돌아가실 시기가 다가옴을 느끼는지 상속을 생각하는가보다.

이웃도 처제도 그런 마누라와 호흡을 맞춘다.

역시 아들이고 딸이고 다소용없는 것같다.

어떻게 보면 같은 자식이니 상속에대해 욕심을 가질수도있다.

하지만 어차피 집을 떠나서 내게왔으니 무엇을 주장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 부모님은 내게 물려 줄것이없다, 빚도,재산도....

어쩌면 그러한 삶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하여튼 집에서 먹든 김치까지 챙겨오는 딸들은 도둑인가,아니면 자신의 가족을 너무 사랑함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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