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만남

광인일기 2008. 8. 19. 09:13

핸드폰 벨소리에 전화를 받아보니 마누라의 생기있는 목소리가 귓속을 파고든다

"여보oo이 엄마가 탁구치러 가자고 하는데 갈래요?"

"그러지 뭐"

이렇게해서 탁구장을 찾은 내눈앞에 비어있는 탁구다이는 없었고

탁구장안 의자에 낮익은 여인이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가가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는 그녀의 남편인 동창녀석의 안부를 묻고......

아들놈이 뱃속에 있을때 부터 내딸아이가 돌이 되기전까지 같이했던 이웃이며

동창부부.....

 

빈탁구대가 나오기에 이웃과 게임을 하고있으니 마누라가 나타나서는 오랫만에 보는 동창와이프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가 했더니 이어서 두 아줌마의 수다는 이웃과의 게임이 끝나고

탁구장을 나오기 까지 줄기차게도 이어진다.(아줌시들 수다는.......)

 

탁구장을 나오자마자 마누라가 내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아느냐며 묻기에

"서방들 욕했겠지 뭐" 하며 대답하자

"그게아니고 그렇게 속썩이는 사람하고 어떻게 아직까지 살고 있느냐고 묻던데"

"그래서 뭐라고했는데" 하는내말에

"글쎄 아직 살고있네요" 라고 말했다는 마누라.......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만남을 가지게 되고

그속에서 자신의 모습이 상대방에게 어떻게 각인 되어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것 같다.

이렇게 세월이 흐르고 난뒤에 만났을때 그당시의 내모습이 형편 없었다고 하니

기분이 좋지는 않다.

내가 생각해도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는 꽝이었던것 같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이사를 해도 새로 이사한 집으로 몸만 들어갔던것이 나이니까.....

 

우리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만남을 가지게된다.

혹자는 사이버라는 이름하에, 익명이라는 이름속에 묻혀서 최소한의 예의마저도

지키지 않는 경우들을 보게된다.

명심하자.

언젠가는 지금 자신이 행한 행동들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평가 받을날이 있다는 것을

사이버 공간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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