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마누라가 농수산물 시장에 가자고 설쳐대기에
무슨 일이냐고 하니, 어머니가 오셔서 추석에 먹을 김치를 담을 거라며
농수산물 시장에가서 김치거리를 사와야 한단다.
집 가까이에 있는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에 짐꾼으로 끌려가서
배추,무,파,등을 사고 근처의 정육점에서 삶아먹을 돼지고기를 조금사서
힘들게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이미 와계셨다.
나부터 시작해서 딸아리 아들놈까지 할머니 김치에 입맛이 맞추어져 있는 우리들 이기에
어머니의 수고로운 손길은 언제나 아이들까지 들뜨게한다.
나는 마늘을 까주고 빨래나 널어주고
이윽고 제수와 조카까지 집에와서는 잘삶아진 돼지고기와
새로한 김치를 곁들여 맛있는 저녁시간을 가지고
아이들도 아주 맛있게 먹으면서 외식으로 보쌈을 먹는것보다도
맛있다고 한마디한다.
마누라가 김치를 못하는 것도 아닌데
어머니가 한 김치등 음식은 우리집안 아이들에게 특별하다.
아이들은 전부 할머니음식에 길들여진 이유가있다.
여동생은 워낙이 음식을 못해서 어머니가 항상 음식을 해주던 습관에서
막내는 막내대로 요리사 조리사 자격이 다있는 아내를 맞았지만
역시 어머니 손맛을 제일로 치니, 조카도 마찬가지..
내아이들은 할머니 손에서 어린 시절을 키워졌기에 자연히 입맛이 어머니 손맛으로
그러니 명절 앞이 되면은 어머니는 아직도 음식을 하느라고 고생을 하신다.
그래도 그것이 어머니께는 하나의 기쁨인것같다.
자식들 손자들이 맛있게 먹는 음식을 아직도 할수있다는 기쁨.
인정을 받고 아직도 쓸모있는 시기라는 인식이 어쩌면 어머니께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