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모과와나

광인일기 2008. 10. 26. 00:08

모과,참으로 생긴것도 못나게도 생겼다.

아니 가끔씩은 아주 이쁘게 생긴 놈들도 볼수있다.

왜 못난이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그것은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향기는 그윽해서 많은 사람들이 향으로

술을 담아 향과 맛을 즐기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변을 걷다보면

보이는 모과나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처음에는 그저 작은 열배가 달리는 것이 신기해서

그리고는 차차 커가는 과실이 탐스러워서

 

그러다가 모과가 제법 모양새를 갖추고 색이 더해갈 즈음

몇그루 되는 모과 나무를 자세히 살피게끔 되었다.

욕심, 그것은 분명히 몇개를 나무에서 따내어 내 책상에 올려두고 싶은

작다면 작은 욕심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욕심을 충족 시킬수 없었다.

그중에서 작으면서도 색은 제법 노오란 빛을 띄고있는 놈들을

매일 바라만 보면서 밤에와서 살짝 딸까? 하는 생각만이 가득했고

가끔은 마누라에게도 두어개 따서 가져오지고 이야기 하고는 했다.

 

그러나 그렇게 바라보다가 그놈들을 다시 볼수 없게 되었다.

어제 비가오고 난후에 멀리서 보아도 허전해 보이는 모과나무 밑으로 가서

자세히 보니 이미 나무에는 모과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모과들을 떠나보내고 말았다.

그까짓거 눈질끈감고 하나 따면은 될것을

나는 잘나서 그런짓은 안한다는 꼴난 뭐 도덕심 같은것,

창피한 이야기지만 나름대로 이나이 먹도록 살아오면서

내가 제일후회하는부분이기도하다.

 

욕심도 부리면서 탐욕스럽게 내것 악착같이 챙기면서

살아왔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패자의 변명인지 뻔히 알면서도

지금의 나는 이렇게 자위하는 방법 밖에는 없으니

쓸데없는 소리 주절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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