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꽃샘추위

광인일기 2009. 3. 25. 20:38

자리를 빼앗긴 동장군이

사랑에 빠져 따사롭게 화사한 봄처녀를 시샘이라도 하는듯이

포근함에 젖어있던 내몸을 덮쳐오는 찬바람은 매섭기만하다.

한창 피어나는 하얀목련도,

노랗게 재잘대는 병아리떼 같은 개나리도 연분홍 수줍은 진달래도

모두들 찬바람의 위세에 움추러 든것만 같다.

우리들 곁을 떠남이 그렇게도 아쉬운지 가다가 되돌아온 동장군은

한겹 벗어낸 나의 작은 몸뚱아리를 사정없이 파고들며 훑어나감으로

봄을 사랑하는 내게 복수라도 하는듯하다.

언제나 찾아오는 꽃샘추위라는 늦추위

올해 찾아든 꽃샘추위에 내몸이 한없이 움추러 드는것은

피어나던 꽃송이들 같은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꽃을 피우기위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자

한걸음 내딛는 나를 시샘하면서 내발길을 막아 보려고

이렇게 극성을 부리는 지도 모른다는 착각

그렇게 아름다운 착각 속에서 나는 이 꽃샘추위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시련이다

자연의 시련, 인생길에도 찾아드는 꽃샘 추위와 같은 시련

이겨내는 자만이 생존하고 꽃을 피우는 시련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꽃샘추위 앞에 당당히 나아간다.

이겨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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