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인지는 모르겠다.
어젯밤, 눈을 감기 전까지는 내리지 않았는데
귓속을 파고드는 이스팔트의 질척이는 소리에
비몽사몽 잠자리를 털어내었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자동차들....
위에서 보이는 것들은 우산들과 발들,
빨간우산,노란우산 찢어진 우산~~~
동요도 생각난다.
하늘에 가득했던 먹구름이 흩어지고 있다.
먹구렁이되어 하늘로 오르는 놈들도 있다.
비가 개이려나보다............
-세월속에서-
쏜살같은 세월을 잡으려했다.
탈진되어 힘없는 작은 손으로
무너진 꿈의 성을 세우려 했다.
지나간 시간들을 되돌리고자
시위떠난 화살을 잡으려했다.
빈손, 맨손으로 잡으려했다.
밥숟가락 들어올릴 힘도 없는데
저 모진세월 잡으려 했다.
잔염만이 남아있는 전장터위에
빈몸, 맨몸인채 홀로 남았다.
흘러 가리라, 이제는 따라가리라
하늘떠난 빗물모여 흘러 가듯이
잔바람에 하얀구름 흘러 가듯이
세월속에 묵묵히 흘러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