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기나긴 날들(그때를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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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일기 2011. 9. 7. 18:29

안주 거리를 장만 하기위해서 가끔씩 시장을 보는 재옥이기에 찬거리를 준비 하는것에 익숙했다.재옥은 마음속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 승일을 위해서 좋은 옷을 한벌 입혀주고 싶었는데 승일이 한사코 마다 했기 때문이었다. 재옥이 그리 큰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윤사장이 생활비에 보태라고 주는 돈이라든지, 옷을 사입으라고 주는 돈들은 한푼도 쓰지 않고 있다가 집을 살때 보탯고 그래도 현금에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그랬기에 승일이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라도 할수 있도록 도움을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승일이 옷한벌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 야속하기도 했다. 그날 우연히 보게된 승일의 편지, 비록 그것이 자신에게 배달되지는 않았지만 승일의 마음을 엿보았다고 생각해오고 있는 재옥이었다. 먹거리가 가득한 비닐 봉지를 든채로 영화를 보러 가기가 버거워서 영화는 포기 하기로 하고 오랫만에 외식을 하기로 했다. 재옥의 손에서 무거운 비닐봉지를 뺏아든 승일은 맛있는 것을 먹자는 재옥에게 선택권을 넘겨준채 뒤를 따랐다. 그렇게 무거운 것을 들어 주는 승일이 에게 고마움을 가지며 들어간 곳은 장어구이 집이었다. 재옥이 웃으며 말했다.

"정력에 좋데요"

그웃음이 보기 좋았다.승일은 장어구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옥을 위해서 맛있게 먹는 시늉을 했다.

"그래 정력에 좋다고,그럼 많이 먹어야지"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큰소리로 웃음을 터트렸다. 복분자 슬과 겻들인 장어 구이를 배부르도록 먹었으니 정력이 얼마나 좋아 졌는지는 알수 없는 일이 었다. 장을 보고 저녁을 먹고 하니 정말 부부가 외출 나온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까지 그렇게 여자와 장을 보러 다닌 일이 없었던 승일도 그렇지만 재옥역시 남자와 같이 밥은 먹었을 지라도 장을 같이 보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윤사장과 관계를 가질때에도 남의 눈에 뜨이는 것을 두려워 하는 윤사장 덕분에 편하게 외식 하는 시간도 몇번밖에 가지지 못했었다.지금은 어떤 시선에도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남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들의 집으로 들어온 시간은 깊어가고 있었다.재옥이 입을 열었다.

"오늘이 당신과 내가 만난지 100일되는 날인거 알아요"

승일은 말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벌써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그렇게 시간은 빨리 흘러 가고 있었다.

"그랬구나 벌써 100일이라는 시간이 너와 나사이를 흘러 갔구나.먼저 알지 못해서 미안하네"

"아니에요,남자들이 그렇지요, 그래도 고마워요"

품으로 안겨오는 재옥을 힘있게 안아주며 승일이 말했다.

"너로인해 내가 새로운 삶을 산다.고맙다"

그들의 밤은 그렇게 뜨겁게 지나가고 있었다.재옥의 뜨거운 몸속에서 승일은 죽어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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