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이 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난이 아주잘자라고 있습니다.
짧게는5년 길게는 7년을 키워온 놈들입니다.
내가 집을 비웠다가 돌아오면 약간은 생기를 잃은 난잎들을 보게됩니다.
그러면 다시 정성을 들여서 그것들을 가꿉니다.
비싼 난초도 아닐것이고.....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아주 귀하게 여깁니다.
살아 있는 생명이고,
누군가에게서 선물로 받은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화분 하나를 대할때면 나는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것을 내게 선물한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모습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치 지금의 내모습같이
사람들앞에 자신없는 모습으로 내게 고맙다며 화분을 건네던
조금은 후줄근했던 그분에대한 기억만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화분의 난을 아주 정성껏 가꿉니다.
그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기에
더욱 미안한 마음에서 정성을 기울입니다.
우리는 가끔씩 선물을 하기도 하고 선물을 받기도 합니다.
줄때는 물론이며 받을때도 그사람을
그사람의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