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으막히 집에 돌아온 마누라는 주섬주섬 밥을 차려서 먹고있고
딸아이는 앞에 앉아서 엄마가 먹는 생오이를 씹고있다.
평소에 저녁을 집에서 잘 안먹는 마누라가 오늘은 배가 고픈모양이다.
아침에 홍삼을 먹으니까 효과가 있냐고 묻기에
아랫도리만 힘이들어간다고 했었다
마누라는 홍삼을 선물한집에 연락해서 몇개 주문해야한단다.
직장동료들과 수다를 떠는 도중에 아침에 내가 한말을 해주었더니
동료들이 모두다 홍삼을 주문한단다.
참 별나기도 별나다, 몸에 좋다고하면 그저 남자나 여자나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하기사 봄가을로 보약을 먹는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인것같다.
종류는 달라도누구라도 몸에 좋은 것들을 챙기기마련이다.
아들녀석은 홍삼을 먹어온지 한달여가 되어 가는것같다.
나는 정말로 보약같은것에 신경을 안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마누라가 그런것을 해놓으면 결국은 다른 가족이 먹게되었었다
그러니 특별히 신경을 안쓰는 것은 당연한일
이번에 홍삼도 이웃에서 선물한 것이기에 내가 먹는 것이다.
이번에 먹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들녀석은 홍삼을 먹어온지 한달이 넘은것같다.
돈도없고 내가 원래 보약종류를 먹지않으니까 마누라가 내것은 신경도 아쓴것같은데
아들녀석만 챙겨서 먹이는 것을 보니까 은근히 약이 올랐다.
그래서 내것은 왜 없냐고 마누라에게 물으니, 마누라는 아들은 수험생이라 해주는 것이란다.
무어라 말을 하리오
즐기지는 않지만 막상 신경을 안써주니 서운한것이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그렇게 지내는 중에 이웃에서 아이를 돌봐줘서 고맙다고 가지고온 홍삼이니 얼마나 반가우랴
어찌 되었던 이제는 안하던 짓까지도 하게된다.
우리 몸은 미묘한 변화에도 반응을 하는것같다.
정말 홍삼을 먹으니까 힘이나는것도 같고
프래시보효과라던가 하는것도 있다고 하니까 몸에 좋다고 믿으니 그런것같다.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른다
이나이 먹을 때까지는 특별히 보약을 챙겨 먹은적 없음에도 아직까지 살아있다.
그저 마음만 건강하게 가지고 즐겁게 밥이나 잘먹으면서 사는 것이 가장좋은 보신이 아닌가 하는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