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살아가면서 맞이하는 수많은 기념일들이있다.
국가적으로, 소속된사회, 가정 에서의 기념일등 특별한 날들을 따진다면
아마도 우리의 달력은 매일이 특별한날로 기록되어질것이다.
국경일, 생일, 잔치날, 결혼기념일, 화이트데이, 등등등...수많은 날들이 우리앞에 다가온다.
거기에더해 요즈음은 상혼이 더해진 별의별날들이 새롭게 만들어져서 매월한번씩은 젊은이들을 바쁘게한다.
밤늦은 시간에 이웃과 수다를 떨던 아내가 이웃이 돌아가고난후 TV를 보고있다가
갑자기 오늘이 무슨날인지 아느냐고 묻기에 무슨날인지 기억에 없는 내가 지구의날인가 하고 되물으니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한다.
그래서 무슨날이냐고 물으니 결혼기념일 이란다.
자기도 모르고 있었는데 낮에 미용실에서 문자가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서 집에서도 아무말도 없이 실컷 수다까지 떨고 나서는
늦은시간에서야 다시 생각이 났던 모양이다.
우리부부가 살아가는 일면이다, 어찌보면 너무 무관심하다고 할수도있다.
하지만 또어찌 생각해보면 결혼기념일이라고 소란떨것도 없이 평온하게 살아가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나는 숫자에 관한 관념, 날자에 대한 관념이 희박하다.
아내의 생일은 물론 자식들 생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아예 필요없다고 생각을 하기에 애써 기억을 하지 않는것인지도 모른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아버님 생신은 음력설이니 다행히 기억을 못해도 알아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어머님이나 동생들 생일은 기억을 하지못한다.
어쩌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것도 스스로 인식하고있다.
나와 가장 가까이있는사람들에대한 특별한날 조차도
때로는 일을 핑계로 때로는 내좋아하는 일에만 정신이 빠져있는 관계로
나의 기억속에서 지우며 살고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의 머릿속에서는 그들이 충분히 이해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특별한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해서 과연 그날에 관계된일이 무의미 하다는 말은 아닐것이다
결혼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해서 아내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의 생일을 잊고 지나친다고해서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것은 아닌것처럼
하지만 그래도 먼저 우리옆에있는 사람들의 중요한 날들을 신경쓰는 마음이 필요할것같다.
마음의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서 가장 쉽게 받을수 있기때문에
결혼기념일이라고 볼을 디밀며 뽀뽀를 해달라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