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치과에서.......

광인일기 2008. 4. 22. 00:02

이가 아파서 밥도 제대로 먹지못하게되자 하는수없이 이를 뽑기로했다.

전에도 병원에 갔었지만 이를 뽑지는않고 간단한 치료만하고 버티었는데

이제는 도저히 참을수가없다.

밥도 제대로 먹을수없고 말도 제대로 할수없을정도이다.

치과에 대한 어린아이 같은 공포에서만이 아니다.

 

유달리 내몸을 타인에게 맡기기를 싫어한다.

과거에는 미용실이 남자들이 출입하기에 멋적었던 공간이었다.

그래서 이발소를 이용할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발소를 가면 면도며 머리감는 것이며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것이 그렇게 싫었었다.

그래서 대부분 머리만은 내손으로 직접 감았다.

물론 때밀이에게도 몸을 맡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번도 남에게 맡기지 않았다는 뜻은아니다.

그러다보니 병원도 역시 마찬가지, 어지간하면 주사도 약도 피하게 된다.

너무도 고통스럽고 제대로 먹을수도 없으니 할수없이 병원을 ?게되었다.

 

간호사가 먼저 X.ray를 보고 설명을 하면서 너무 염증이 심해서 마취효과가 완전할지는

미지수이고 통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한다.

마취를 한후 시간이 조금지나자 원장인 여의사가 앉아서 다시한번 마취를하며 통증이 있을수도 있다고

한마디 덧붙임을 잊어버리지 않는다.

"안그래도 겁이나는데 왜이렇게 겁들을 주냐" 는 나의 말에 그들이 웃는다.

그리고 약간의 통증과 함께 입안의 답답함으로 내머릿속으로는 어마어마하게 기나긴 시간이 흘렀다.

치료가끝나자 술, 지나친 운동등 주의 사항을 알려주기에 손동작으로 담배를 표하자

물론 그것도 안된단다.

 

병원문을 나서서 약국에 들렀다가 건물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내손에는 아주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담배가 들려있다.

그리고 깊이 한모금 담배연기를 들이마시며 내몸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갔음을 실감한다.

몇년의 시간을 걸쳐서 내몸에 자리해서 나와함께 해왔던 나의 어금니가 이제는 영원히

나로부터 떨어져 나간것이다.

아마도 이빨에게 사고하고 표현할수있는 능력있다면 나의 이빨은 분명히 주인을 잘못만나

고상한 삶을 못했다고 투정했을것같다.

 

세월이 지나면서 몸의 일부분들이 사라져간다.

검었던 머리카락이 어느새 반백이 되고

윤기넘치던 피부도 이제는 그빛을 다하는것같다.

젊음의 혈기 같은것도 세월과함께 서서히 스러져간다.

그래도 한가지, 정신만은 사라져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수있는 정신상태만큼은 사라지지말고 하루하루

새롭게 더욱더 두텁게 쌓여만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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