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김치를 담그기 위해 김치거리를 사야한다고 해서 이웃과 함께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찾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아내가 골라놓은
배추다발을 들어보니 속이 알차서인지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낑낑거리며 아내뒤를 따르는 중에 옆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친구 동생과 친구놈 어머님이시다.
친한 동창녀석의 어머님이신지라 김치거리를 내려놓고 인사를 드렸다.
어머니께서는 몸이 좋아졌다고 하시면서 내어머니 소식을 물으시며 이제 건강을 살피라 하시고
동생녀석도 내 건강 염려를 한다.
잠시동안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생에게 지난번 누님 장례에 참석치 못해서 미안 하다는
말을 전하며 내가 집에 없어서 참석치 못했다고하니 내사정을 아는 녀석이기에
쓸데없는 소리말라며 자신이 작은 사업을 하니까 내도움이 필요할때가 있다며
다시 일을 시작하면 연락 하라고한다.
나중에 연락을 하자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친한 사람의 관혼상제에 불참하게 되면 그렇게 마음이 편치 못하다.
내동생이 참석은 했지만 나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던것은 둘째이고 우선은 내가 직접
친구의 일에,그것도 애사에 참석치 못한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길흉사에 참석하게 된다.
개중에는 굳이 참석까지할 만한 친분관계에 있는것도 아닌데 부고나 청첩이 와서
사람을 난처하게 하는 경우도있다.
그런데 그렇게 청첩, 부고를 보내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혹시 그사람은 내가 이렇게 친구의 애사에 참석치 못한것이 마음에 걸리듯이
나에게 연락을 안했다가 나중에 만나게되면 서운했다는 소리를 들을지 모르기 때문에
애써 연락한것은 아닐까?
관혼상제에 참여해서 서로간의 정을 나누고 힘을나누며, 경제적 문제도 십신일반으로
부담을 덜어주는것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이었지만 요즘은 그러한 의미가 많이 퇴색 되어가는것같다.
고지서로 취급 되어지는 청첩장이나 부고장 등 초대장들
어떻게 하면은 진정한 성의를, 마음을 표시할수있는 방법이 될수있을지 한번쯤 생각 해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