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잔디밭에누워 잠을자다

광인일기 2008. 5. 28. 01:08

아내가 아침부터 외출을 종용하기에 멀리 나가는 것이 번거로워 가까운 뒷산으로 길을 잡았다.

이웃과 이웃집 꼬맹이 와 함께하는 산책길은 조용하기만 하다.

초등학교 1학년 계집아이의 까부는 모습은 우리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하다.

산길초입에서 조금더 안으로 들어가니 하늘에서 하얀 아카시아 꽃잎들이 흩날린다.

꽃비가 내린다는 노래가사의 한부분이 자연스레 머리를 맴돌고 오월이 가고있음을 다시한번 실감 하게끔된다.

벤치에 앉아서 조금더 흩날리는 꽃잎들을 맞이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꼬마녀석이 힘들어함을 눈치채고는 산을 벗어 나기로 하고 발길을 바꾼다.

 

산아래 주차장 옆의 공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려고 이리저리 그늘을 ?아보아도 그늘을 ?을수없다.

작은 나무들 사이사이에 있는 벤치에는 한낮의 태양이 고스란히 비추고있고,

할수없이 대학캠퍼스에서 쉬기로 하고 길을 돌려 내려오니 캠퍼스엔 꽃들이 만발해있다.

불도화 탐스러운 송이송이가 꼬마 녀석의 손길을 끌고 제법 정비가 잘된 잔디밭위에는 

몇몇 가족들이 자리를 펴고 그늘을 즐기며 가족들간의 정을 쌓아 가고있다.

멀리서 다른 꼬마가 불도화 꽃송이의 탐스러움에 끌려 손을 뻗어 꽃송이를 따내려 하자

학교 교직원이 나무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햇빛 내리 쬐이는 오후는 한가롭기만 하다.

 

우리도 잔디밭에 자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피곤함도 덜어보려고 잔디위에 몸을 누인다.

하늘이높다, 누워서 바라보는 하늘은 왜그리 높아보이는지,

핸드폰의 음악을 듣기위해 이어폰을 귀에 꼿고 누워있으니 스르르 잠이 ?아옴을 느낀다.

언제잠이들었었는지도 모른다.

눈을 떠보니 아내가 그만 일어나자고하며 자리를 털기에 몸을 세워 기지개를 켜본다.

캠퍼스를 벗어나 밑에있는 체육공원에서 꼬마와 이웃 아내까지 늦은 운동을 한다고 설쳐댄다.

젊은 아이들이 농구,족구등 운동을 하고있는 모습속에서 책을 펼치고 앉아있는 여자의 모습이 유독 눈에뜨인다.

아직도 종이위에 쓰여진 책을 보는 사람을 보는 것이 반갑다.

 

저녁을 먹기위해 집으로 옮기는 발걸음이 그래도 즐거운 것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은 우리주위에있다는 생각때문이리라.

잔디밭에 누워서 바라본 하늘이 높아 보이듯 나를 낮추고 남을 바라보는 마음이 책에 들어있었으면 좋겠다.

( 5.25.일요일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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