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인간의 탐욕

광인일기 2008. 6. 17. 00:05

어제저녁 마누라 친구가 내 컴퓨터를 이용한다고 하기에 저녁산책을 나가서

이어폰을 귀에 꼿은 채로 천천히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즐기다 공원 벤치에서 쉬기위해

공원으로 들어가서 벤치에 자리를 하고 앉으니 조금떨어진 곳에서 나이먹은 노인이

이상한 행동을 보여 유심히 바라보다가 눈살을 찌푸리고야 말았다.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공원의 매실나무 가지를 휘어잡고 매실 열매를 따내고 있는데

작은 가지를 휘어서 밑으로 당기며 매실 열매를 따내는 모습에 혹시라도

연약한 가지가 부러지면 어찌하나 하는 생각을 하였는데

역시 가지 하나를 부러트리고 마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남자는 자신의 불룩해지는 츄리닝 바지 주머니를 연신 만지면서

더높은 곳의 열매를 따내기 위해서 손을 위로 뻐치는 것이었다.

어느덧 손이 닿는 곳의 매실을 모두 따낸듯 하니 남자는 자리를 떠나 갔다.

 

아들녀석이 매실 원액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마트에서 구입한 매실을 작은 항아리에 넣고

설탕을 뿌린다음 숙성을 시키기 위해서 그늘진 곳에 항아리를 보관하는 일까지

낮에 마친 터인지라 매실값이 생각나서 그모습이 보기 싫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내 뇌리를 잠시라도 스쳤음은 나도 어쩔수없는 인간임을 자인하는 부분이며

내가 진정 욕심나는 물건이 있을때 나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까지 인상이 찌푸러진것은 매실을 따내는 남자의 얼굴 표정때문이다.

욕심과 탐욕이 뚝뚝떨어지는 얼굴표정 ,눈은 번득이면서 혹시라도 누가 자신의 물건을 채가기라도 할듯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꼭다문 입꼬리에는 득의의 미소가 넘치는 그표정이 나를 더욱더 짜증나게 한것이다.

나는 그때 생각을 했다.

저남자에게 돈이라도 쥐여졌다면, 권력이라도 쥐여졌다면, 저 탐욕스러운 얼굴이 무슨일들을 벌여서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했을까 하는 마음 ,

작금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과 관련해서 가져도 가져도 끝없는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 때문에 고통 받는

다수의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짜증이 더하여진 것이다.

 

더가지기위한 몸부림, 그것이 인간의 속성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과감히 그속성을

사회제도를 통하여서 라도 막아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때 다수의 사람들은 항상 너무나 모자라는 생활을 할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로인해 사회는 점점더 각박해져 가는 것이다.

어제의 산책길에서 바라본 인간의 탐욕, 그것이 내속에서도 꿈틀대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기에 내가 더 아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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