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첫인상

광인일기 2008. 6. 21. 00:02

산책을 하면서 어제의 시끄러운 속도 털어내고 무뎌지는 몸도 움직여 주기 위해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니 하늘은 맑고 햇빛은 쨍쨍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이다.

아직도 시끄러운 앙금이 남아있는 속을, 집이라 불리는 콘크리트 공간에 버려두고

천천히 걸음을 옮기니 아파트 단지내의 작은 실개천 물흐르는 소리가 나를 반긴다.

잠시 내린비로 졸졸졸 소리까지 내면서 흐르는 물이 나의 기분을 한결 가볍게 한다.

 

몇걸음 가다보니 가느다란 나무가지를 흔들며 길가의 벚나무에서 열매를 따고있는

두분의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면서 바닥에 떨어져있는 벚지 열매들이 눈에 보이기에

혹여 벚지 열매가 다치기라도 할까 나의 발걸음은 발디딤을 조심하게끔 된다.

며칠전 공원에서 매실을 따던 초로의 사내를 볼때 나는 분명히 분노같은 감정을 느꼇었는데

할머니들에 대하여는 왠지모를 정감이 가는 것이다.

 

왜일까?  며칠전 나는 분명히 초로의 남자의 얼굴에서 탐욕을 보았다.

번들거리는 눈으로 주위를 살피면서 나무가지 까지도 부러트리며 매실을 따내는 얼굴에는

분명히 인간의 탐욕이 넘쳐흘렀다.

하지만 오늘 할머니들의 모습에서는 탐욕이 아닌 사랑을 느꼇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검은 비닐봉지에 벚지 열매를 주워 담는 손길에는 분명 손자들에게 한알씩 자연의 맛을 보이고 싶어하는

할머니의 사랑이 들어있으리라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가지 분명한것은 할머니들은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우고 벚지열매를 줍고 있었기에

나로 하여금 사랑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회적,문화적 배경같은 정보들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물을 대함에 있어,그사물에 대한

첫인상 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고, 첫인상이 좋으면 평가요소들에 대해서 관대한 평을 하게되지만

첫인상이 좋지않으면 부정적 평가를 내리게 되어  작은흠도 그사물, 사람을 기피하게끔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을 하게된다.

 

결혼을 목적으로 선을 본다든지, 취업, 진학 등을 위한 면접시에도 가장 중요한것이 첫인상 이라고한다. 

그래서 우리는 첫인상을 좋게 하려고 노력을 하는지도 모른다.

자연이 살아있어 매일매일 새롭게  다가오는 산책길을 즐기면서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나에 대한 첫인상은 어떨까 하고 자문해보며, 나에대한 첫인상이 좋지않다면

하루하루 새롭게 다가오는 산책길같이 나도 그들에게 새롭게 다가갈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삶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기 매운탕집 과 노래방  (0) 2008.06.23
치국평천하  (0) 2008.06.22
실개천 물소리  (0) 2008.06.20
음악이 그치고  (0) 2008.06.19
얼마나살아야하나  (0) 2008.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