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음식을 먹으며

광인일기 2008. 6. 25. 00:08

와우정사를 떠나며 손위동서는 닭백숙을 먹으러 가자고 하며 핸들을 잡고 음악을 틀어 놓는다.

시원한 산 바람을 마음껏 들이키기위해 내려놓은 차창을 통해서 상큼하게 느껴지는 바람이 강하게 느껴지고

꼬불꼬불하게 산을 넘어가는 길을 달리는 자동차는 약간의 위태로움 마저도 느낄정도이다.

어디로 가는지 정확한 지리도 모르는 나이지만 답답할것도 없다.

 

논밭이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르지만 그냄새가 논밭에 거름을 내는 냄새인줄을

다들 알고있기에 오히려 시골집 이야기들을 하면서 큰 거부감을 보이지는 않을 정도의 그리운

냄새이기도하다.

어느덧 차는 멈추고, 시골임에도 작은 주차공간에 대기하던 안내원이 차키를 받아들고 우리 일행을

안내하기에 정신이 없고 이어서 아주머니가 우리를 방으로 안내하기에 따라 들어가보니 마치 젊은 날

드나들던 이름있다고 알려진 주점분위기 같이 사방벽면은 온통 사인지들로 덮여있고

그속에는 강호동 이덕화 같은 아주 낯익은 이름들도 있고 전혀 생소한 이름들도 같이 자리하고 있어

날자들을 살펴보니 이음식점의 연륜을 가히 짐작케 할만 했다.

 

거기에 더해서 오래전에 TV방송을 탓던 흔적과 식탁을 가득메운 손님들로 인해 맛에대한 호기심까지

발동하게되고 아주머니의 주문요청에 동서는 처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닭백숙과 청국장 손두부 동동주를

한번에 주문한다.

나역시도 먹어가면서 모자라면 주문하였으면 좋겠다고 하였으나  동서는 이것저것 먹고싶다고 하면서

그대로 주문을하고 이윽고 아주머니가 음식들을 내오면서 조미료를 하나도 쓰지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간장도 역시 직접 담근 간장만 쓴다고 자랑을 하니, 마누라가 나물반찬을 저분으로 집어 맛을 보더니

역시 어릴때 먹는 그맛이라며 칭송한다.

한잔의 유혹으로 동동주는 나를 괴롭혔지만 음식은 맛이있었다.

너무나 배불리 음식을 먹은 우리들은 가볍게 커피를 한잔씩 나누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이렇게 동서들 처제 처형과 같이 한 시간들은 오랫만에 내게 어떤 활력을 주었다.

 

동서들과 두곳의 소문났다는 음식점에서 식사를 나누면서 제일먼저 모든곳이 이렇게 영업이 잘될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곳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까지 음식을 먹는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적당한 사람들속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맛을 즐기며 대화를 즐기는 것이 좋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여도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서 부담가는 마음에서는 음식을 제대로

즐길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아무리 소문난 맛을 자랑해도 줄을서서 기다라면서 먹는 곳은 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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