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앨범

광인일기 2008. 7. 15. 00:11

어제 처형이 딸과 같이 집을 찾아와서 시간을 보내다가 갔다.

손위동서는 골프때문에 바쁘다며 무료함을 달래지 못해서 우리집까지

놀러온것이다.

 

공부때문에 조카가 울고불고하는 소동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시간들을 가지고 돌아갔다.

아이들 어릴때 모습들을 이야기 하다가 마누라가 앨범들을 꺼내놓고 모두들 사진을 보면서

한두마디 하는것을 보니 오랬만에 정겨움이 넘치는것 같은 분위기의 시간속에서

 

아들녀석이 이것저것 자기 상장들을 꺼집어내면서 이런 상장도 받았냐며 자신도 새삼스러워한다.

독서 ,미술,과학,종류도 많다. 그중에는 학급반장(아이들은 회장이라 칭한다)임명장도 있었다.

기억이난다. 아들놈이 집에와서는 뜬금없이 학급회장 선거에 나간다고 말했을때의 놀라움이 기억나면서

지금의 모습과 비교해서 말하니 아들놈은 그때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이사오면서 이상해 졌다고 말을한다.

애비가 죽일놈이 되어버렸다.

 

처형은 마누라가 보관하고 있는 사진중에서 자기남편 사진과 부모님모습이 있는 사진을 챙기면서

자기집에는 그사진들이 없다며 가지고 간다하며 이제는 하늘아래에 계시지 않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사진을 찍은 시기를 이야기한다.

 

마누라의 부탁으로 내손으로 미숫가루를 한잔씩 타주고 이야기를 하다가 시간이 늦어지자 처형은

집으로 돌아가고 앨범을 치우는 마누라를 보면서 과학이 발달해서 디지탈 문명이 되었다고는 해도

아나로그 시대의 문화인 앨범이 디지탈 카메라 보다는 휠씬 좋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비록 분량은 많아서 보관상의 문제는 있겠지만 한꺼번에 주욱 펼쳐놓고 한장한장 보면서 추억속에

잠길수있는 앨범을 디지탈카메라나 무비카메라가 어찌 따를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워낙이 사진 찍는것을 싫어했던 내가 지금에 생각하니 좀더 많은 사진을 찍고 보관해 두었을것을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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