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가족들이 모두들집에있지만 모두들 자기들의 자리에서 공부를하고 TV를 보고 하느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거의 없다시피하다.
그동안 조금은 관리에 소홀했던 화분들을 둘러 보기위해 베란다로 나가서 하나하나 화분을 살펴보니
각기화분마다 변화의 모습들이보인다,양란은 새촉이올라와서 제법 자라나있었고 다죽어가던 화분도
어느새 하나남은 촉이 조금은 자라나 있어서 기분을 좋게한다.
산세베리아라고하던가, 너무 웃자라서 꺽어질것같은 모습을 보이기에 웃자랐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전부 잘라내 버리고 관음죽도 파킬라도 정성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잘자라나고있고 새촉들은 화분마다
모습을 보이고있으며 ,가끔씩 새촉들 새잎들이 올라오는것을 보는것은 나의 커다란 기쁨이다.
화분들을 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한다.좀더 정성을 기울이고 싶지만 그것도 돈이 수월치않게
드는부분이있어 마음대로 할수는없다.
그보다 더욱 미안한것은 나로인해 적잖이 고통받았을 화초들에 대한 미안함이다.
우리집에서 자란것도 어느새 최소한 4년은 넘어버린 화분들이지만 제모습을 가지고있는 화분이
없다는점이다. 특히 난들은 그점이 더하다.
어린시절부터 무엇인가에 분노하고 뜻대로 되지않으면 자해를 하던 습관 덕으로 화분들이 받은 고통이 너무크다.
어릴때야 그저 내몸한군데 상처나는 정도로 끝나던 일들이 젊어서는 내가 가장아끼는 물건을 파괴하게되고
그결과 내가 아꼈던 디시크들이 그분노의 대상이되었던 시기도 있었다.
나이가 먹어서 화분을 아끼게 되자 화분들이 내분노의 표적이 되어 모두깨져 버린덕에 다시 난들을 다른 화분에
옮겨 심는 과정에서 이것저것이 섞이게되어 자기모습을 갖추고있는 것은 불과 세개의 화분에 불과하다.
전문가도 아닌 내가 비싼것 싼것을 떠나서 새촉이나고 그것들이 자라면서 보여주는 생기가 좋아서 손을 대었던 난들이기에
크게 서운할것도 없으나 때때로 그놈들의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것이 아쉽기는하다.
이번에는 영양제를 너무많이 주어서 화분들이 죽은잎들도 있지만 전부 누렇게 뜨다가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제색을 찾는듯하다.
이상하다,화가난다고해서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것들에게 그분풀이를 하는내모습이,
정신분석을 하지 않았으니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도 생각해보면 나의 그러한 행동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어이없는 행동들 인지는 충분히 인식하고있다.
가까운 것들에 대해 상처를 입혀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항상 내옆에 하면서 나를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이 사람이라면 더욱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