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이 맴도는 몸은 그리 개운치 않지만
부자유로 부터의 탈피를 위해서 밖으로 나와
아파트 주위를 걷는 발길앞에 보이는 것은 모과 나무들이다.
몇 그루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내게 바라 보이는 모과 나무는
세그루 거기에는 아직도 푸른 빛을 떨쳐내지 못한 모과들이 달려있다.
그중에 두 그루에는 아주 많은 숫자의 모과가 달려있고
한그루에는 단지 몇개의 모과만이 달려있다.
지금쯤 모과나무에 달린 모과를보니
병원에서의 모과가 생각이 난다.
같이 입원해 있던 후배 녀석은 산책을 나가면 모과도 따오고
밤, 감 같은 것들을 따오고는 했었다.
그리고는 내방으로 와서는 그중에서 몇개씩을 놓고 가기도 하고
내가 달라고 하면은 머뭇 거리면서도 주고는 했었다.
물론 나도 그것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주었으니
그것이 중요한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있었던 병원과 병원에서의 시간들이 생각난다는 것이다.
단풍잎들,은행잎들,
그래, 그것도 주위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기도 했었다.
밖을 나갈수 없을때 부탁을 해서 주워다 달라고 했던것들
비록 병실이지만,병실 벽에 붙여 놓았던 것들도 생각난다.
그리거 거기서 같이 지내며 스쳐 지나간 사람들
어쩌면 언젠가는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
우리는 그안에서 말하고는 했다.
--술은 누구든 꼭끊는다.누구든 죽기 때문에--
명언이다.
그들끼리,아니 우리들 끼리는 누가 어느병원에 있다는 식으로
서로의 근황을 알수 있었다.
그나마 그런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보다 열악한곳, 시설 같은 곳,기도원 같은 곳, 가족에게 버림받는 사람들.
내가 있던 병원에도 버림 받은 사람들은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좋은 환경에 버려 졌다는 것....
가을이 깊어가고 찬바람이 불어온다.
내 마지막 병원비와 용돈을 책임져 주었던 영선이와 광재..
그 친구들은 지금도 나를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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