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기나긴 날들(그때를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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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인일기 2011. 9. 16. 20:45

"윤"이 자리를 뜨고나자 주인 아줌마가 다시 승일 옆에 앉았다.

"한잔 더해요?"

승일은 거절하지 않았다.

'이모는 남자가 없어요?"

승일의 말에 주인 아줌마가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그저 먹고 사는데 쫒기다 보니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아들놈마저 군에 보내고 나니 쓸쓸 하네, 왜 애인 해줄래?"

그때 승일의 핸드폰이 울렸다.아줌마는 승일의 핸드폰을 빼앗아 자기 주머니에 넣어 버리며 말했다.

"전화는 없는 걸로 생각하고 술이나 마시자"

승일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술잔을 들었다.

"자,우리의 연인 사이를 기념하면서 건배"

아줌마도 웃으며 잔을 부딪쳐 왔다.

열두시가 넘어가자 승일은 재옥이 걱정할 것이 염려 되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자기보다 연상인 여자가 풍기는 알지못할 힘에 이끌려 그자리를 뜨지 못했다.

"나는 최미숙인데 49살이야,동생은"

"백승일이고 45입니다"

"내가 나이가 좀 많아도 괞잖지?"

"나이가 무슨 상관 입니까?"

승일은 술이 거나하게 오르자 옛날 버릇이 나오고 있었다.그냥 술자리 여자를 대하듯 아줌마를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과거에도 마누라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재옥의 얼굴이 떠오르고 있었다.그것은 승일의 변화된 모습이었다.그러면서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는 승일의 손을 미숙이 잡아끌어 가슴으로 집어 넣었다.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그것은 탄력이었다.오십줄에 들어선 여자를 안아본 경험이 없는 승일은 그나이에도 이런 몸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놀라움만이 있었다.그래도 승일은 뭔가 어색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미숙의 가슴에서 손을 빼낸 승일이

"이모 미안해요,지금은 집에 가봐야 할거 같아서요"

하며 자리를 일어 섰다.아줌마가 겸연쩍어 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문을 나서는 승일의 등뒤에서 미숙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오지 않겠네요'

승일은 그말에 대답도 없이 그대로 거리로 나섰다.

 

재옥은 손님들 치닥거리에 윤사장의 일은 잊은채 장사에 열중하고 있었다.시간은 이미 열두시를 지나가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조금 지나 있었다.승일에게 전화를 걸어 보았으나 승일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그때 토박이인 최사장 패거리가 들이 닥쳤다.

"이사장, 오늘은 노래방에서 우리 노래실력 심사위원을 좀 봐줘요"

그들은 봉투를 한장 내밀면서 이건 수고비라며 부탁 아닌 부탁을 하면서 재옥의 팔을 잡아 끌었다. 재옥은 전화도 받지 않는 승일이 염려 되었으나 아마도 잠이 들었나 보다 생각하며 그들의 부탁을 들어 주기로 했다.성이에게 마지막 마무리를 부탁하며 가게를 나선 재옥을 보지 못한 승일이 저만치에서 카페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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