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부모님집을 다녀오는길에 눈을 만났다.
그렇게 많은눈이 내릴것 같지는 않더니 조금 걷다보니 제법많은 눈이 내린다.
병원에 있었던 시간이 많다보니 눈을 맞아본 기억이 없는것같다.
아니 있기는 있지만 오늘같은 눈을 맞아보지는 않았다.
내가 있는집에서 부모님이 계시는 집은 그래도 제법 먼거리임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버스를 두번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어차피 오랫만에 밖에 나가는 길이니 운동삼아서 걷기로 하고 걷는길이다.
산책길로 이용되던 냇가는 그래도 아직은 약간의 자연미가 있었다.
조금올라가면 저수지도 있는관계로 완전히 가뭄이 들기 전에는 항상 물이 흐르고 있었고
그 물속에는 피라미며 미꾸라지며 물벌레며 많은 생명이 살고 있었다.
여름에 비라도 많이오면 맑은물에 몇일간은 사람들이 발이라도 담그고 있을수있을만큼
아이들이, 가족들이 물고기를 잡는다고 족대를 드리우고 고기잡이 어항을 놓을수 있을만큼,
그러한 냇가
아직도 냇가에 남아있는 몇그루 나뭇가지에서는 움트는 봄이 눈발사이에 완연하다.
오늘 그길은 파헤쳐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길이아니라 냇가가 파헤쳐지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것같다.
생각해보면 우습다.
자연을 보호한다고, 하천을 정비한다고
애궂은 개천 바닥을 , 냇가를 파헤치고는 거기에 콘크리트를 들어부어서
포장된 산책길을 만들고 자전거를 탈수있게 만들고 주차장을만든다.
이것이 진정한 자연보호이고 환경개선인지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를것이다.
단지 내가바라보는 관점에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것이다.
나는 아직 정확한 결과물을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런 모습들을 하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결과물을 예단할수 있는것이다.
콘크리트로 덮인 냇가, 약간의 돌을 사용한 둑방, 파헤쳐진 하천 바닥, 콘크리트 수중보
물풀 하나 자랄수있는 공간이 없는 냇가
그런곳에 화려한 운동복을 입고 비싼 자전거를 보드를 탈수있게 만드는것이 진정한 환경개선인가
자연의 흙을대신해서 콘크리트로 덮인길을 걷고 달리는 것이 건강에는 좋을까
차라리 물풀이있고 갈대가있고 흙을 밟을수있는 자연환경이
조금은 지저분해 보이더라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않을까
눈을 맞으며 걸어오면서 많은것들이 변해져가는 환경을본다.
우리주위에서 사라져가는많은것들이 가슴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