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알콜중독자

광인일기 2008. 4. 14. 00:09

병원에 있을때 사귄 사람이있다.

나와같이 탁구도치고 장기도두고 바둑도 두며 남는 시간들을 보내던 사람이다.

병원의 일과는 아침 6시부터시작된다.

그중에 두시간의 교육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시간들이

자유로이 이용할수있는 시간들이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병원내에 감금된채 할일없이 지내야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종이접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하고

대부분은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게된다.

나는 그러한 시간들이 싫어서 탁구도치고 장기도두고 바둑도 두면서 시간을 죽였다.

생각해보면 돈을 내고 감옥생활을 하는것이

병원에 수용되어있는 알콜중독자들의 생활이다.

우리나라의 거의모든 알콜치료 병원들이 폐쇄병동 상태로 

강제로 수용된 환자들에의해 채워져있다.

가족들에 의해서 입원된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배신감은 극에 달해있는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무의탁자들도있다.

하지만 내가 있던곳에서 그들은 다른병동에 따로이 구별되어 입원된다.

나도 병원에 처음 입원했을때는 배신감 내지는 증오심에 휩싸였었다.

그러나 그것도 몇번 지내다보니 나스스로가 나의 상태는

그렇게 수용되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을한다.

단지 한 2주-3주정도 뒤에는 자유롭게 병원을 퇴원할수있게하고

병원생활도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은 나의 지론이다.

단지 우리나라에서 그럴 정도의 시설과 인력을 갖춘곳이 1-2곳밖에는 되지 않는 다는것이 문제다.

오늘 내게 전화를한 한원이는 내가 퇴원할때 10개월정도 입원을 하고있었다.

오늘 이야기를 들으니 가족들이 퇴원을 시켜주지 않아서 외박을 나왔다가

병원에 귀원하면서 일부러 술을 사가지고 병원에 들어갔단다.

알콜병원에 술을 반입하는 것은 강제퇴원사유다.

한원이는 가족들에게 술을 마시지않겠다고 약속만하면

퇴원을 할수있었다.

하지만 누가감히 평생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장담할수있는가?

가족들은 퇴원후에 술을 마시면 완전한 의절을 할것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한원이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것이다.

다른문제는 되도록이면 퇴원을 시키지 않지만 술을 반입하는것은 무조건

강제퇴원을 시킨다.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

일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병원에 입원을 한것도 아니고

알콜로 입원을 한사람들이 간신히 외박의 기회,외출의 기회를 잡아서는

술을 마시고 병원에 들어온다.

나는그들이 퇴원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벌점이 부여되고 일정벌점이 누적되면

정신병동에서 3-4일을 지내야한다.

그생활은 해본사람만이안다.

폐쇄된 병원에서 그나마 약간의 자유가 있는 병동과

전혀 그런것이 없는 병동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정해진 시간에만 문을 여는 흡연실, 뜨거운물이 공급되지않아 커피는

구경도 할수없고 아침산책 같은것은 상상할수도 없는 병동생활에

그나마 조금의 자유를 맛본 몸들이 적응을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원이가 술을 가지고 병원에 들어갈수밖에 없을만큼

우리들 병원에는 커다란 문제가 있는것이다.

솔직히 술먹고 말썽부리는 꼴을 가족들이 견디기 힘드니까 그들을

병원에 감금시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병원은 알콜치료를 한다고 말한다.

입원당시 보호자로 서명한사람에게 병원환자의 입퇴원 결정권이 주어진다.

이러한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것이다.

술로인해 많은 고통을겪는사람들이 우리사회에는 존재하고있다.

이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진정 스스로를 개조시켜 나갈 기회를 주는것이 필요한것같다.

그리고 검찰로부터 위탁받은 마약중독자 들이나 약간의 정신질환이 미미한 환자들을

알콜중독자들과 같이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이나라의 알콜병원에는 아직 개선될 부분이 너무많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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