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를 달래기 위해서 집을 나선 나와 마누라가 접한 소식은 공원에서 섹스폰 공연을 하고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발길을 공원으로 옮기기로하고 주위를 천천히 감상하며 걸음을 옮겼다.
우리들을 따라나선 이웃의 막내둥이 계집아이 손을 잡고 한발한발 걷는 길가에는
이제는 그 삶을 다한 꽃들과 다시 힘차게 피어나는 꽃들이 어우러진다.
섹스폰 연주를 하는 공원을 가기위해서는 대학캠퍼스를 가로질러야 한다.
멋진 젊음이 꿈틀거리는 캠퍼스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있고 약간은 경사진 길에 이르자
막내둥이는 내게 업어 달라며 매달린다.
막내를 등에업고 가니 막내가 나와 마누라가 자기 엄마 아빠 같다고한다.
자기 엄마 아빠가 옆에있으면 절대로 우리에게 매달리지 않는 놈이
우리에게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영악하다는 생각이들지만
그것이 아이들의 순수함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공연장 근처에 이르니 스피커를 통한 섹스폰 소리가 은은히 들려온다.
공원에 도착하니 많은사람들이 음악을 듣기위해 관람석에 자리하고있고
어떤 가족,커플들은 근처 벤치에 앉아서 음악을 듣고있었다.
공원 주변에서 열심히 베드민튼도 치고있고 줄넘기도하는 많은 수의 가족들 모습을 보니
그곳에서 조용한 평화가 느껴진다.
로우라의 슬픈 음율이 퍼져 흐르는 공연장은 분위기가 좋았다.
뽕짝도 흐르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박수를 치고 연주자 들과 호흡했다.
전축이라고 불렸던 오디오를 통해서 듣던 섹스폰 소리,
밀폐된 공간의 무도장 같은 곳에서 들리는 섹스폰 소리와는 달리
모든것이 열려있는 공원에서의 섹스폰 소리는 자유로웠다.
이곳 공원에 평소에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을것이다.
근처의 산을 �았던 사람들과 식당을 �았던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 대해진 거주하는 산책객들까지
섹스폰 소리에 박수를 쳐주며 앵콜을 합창했다.
막내둥이 계집아이 때문에 그기분을 더느낄수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어두운 캠퍼스도 분위기가 좋다.
가로등 불빛 벤치에 앉아있는 연인들, 좋은사이로 보이는 무리들.
문방구에 들러 막내둥이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노트를 한권골라서 손에들려 집으로 들여 보내고
집에 들어와서 뉴스를 보니 하필 촛불집회에 관한 소식을 내보내고있었다.
좋았던 기분이 일시에 사라지는 느낌, 섹스폰 연주를 보고있던 사람들은 소고기 수입에 대해서
어떤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주변에는 무임승차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현실이 너무나 아쉽다.
적극적인 행동으로의 참여는 하지않고 뒤에서만 불만 불평을 터트리는 사람들,
기회가 주어져도 당사자 앞에서는 비굴해지는 사람들
그사람들 안에 나도 포함된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비참하다.
우리에게 닥치는 많은 일들이있다.
그때 우리는 보통 나개인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는 일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손해를 막기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우리앞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우리의 손해가 자신의 손해임을 자각하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사람과
그렇지 않고 뒤에서 불만 불평만 터트리는 사람들로 나뉘어 지는것같다.
그래도 그러한 행태를 보이는 것에까지 뭐라고 할수는 없다.
어떤 부류들은 뒤에서는 온갖 불평을 퍼부으면서도 자신에게 약간의 이익만 있다면
즉시 표변하여 자신의 주장까지도 뒤집어 버리는 사람들이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진정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이다.
그대표적인 경우가 많은 정치인들인것같다.
동일한 사안을 대하는 그들의 주장은 여당일때와 야당일때가 많이 다름을 알수있다.
국민들은 바보가 되는 것이고 어릿광대가 되는 것이다.
오늘 섹스폰 공연장에모인 많은 사람들과 촛불집회에 모인 사람들과 나를 생각해보면
착찹함을 금할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