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신호등

광인일기 2008. 5. 10. 00:08

아들녀석이 컴퓨터 씨디룸을 전자제품 대리점에서 받아다 달라고해서 길을 나섰다.

걷는것이 오히려 득이다는 생각에 어지간한 거리는 걸어다니는 것은 딱히 지금이라서 그러한 것은 아니다.

왠만한 거리는 걷는것을 평소에도 즐겼기 때문이다.

대리점에서 물건을 받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거리쯤에서 자전거를 타는 일행들을 만나게 되었다.

운동 삼아서 자전거를 즐기는 하이킹 동호회 같기도한 십이삼명 정도가 길을 달리다가

선두가 정지를 하자 모두들 정지한다.

빨간불이기에 정지를 한것이다.

곧이어 주위를 살피던 선두가 신호등이 바뀌지 않았음에도 도로를 횡단하자

후미도 자연히 선두를 따라나가게되고 그들중 중간쯤이 지나가는 순간에 재건축현장에서 작업을하는

덤프트럭이 길을 지나려하자 통과하지못한 중간쯤의 자전거들이 머뭇거리며 대오가 흐트러지려하고

트럭은 트럭대로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짜증스러운 몸짓을 하는것이 보인다.

그러자 대오끝머리 두대의 자전거는 길을 계속 건너는 것을 포기하고 신호등을 기다리게 되었다.

곧이어 트럭이 지나가고 나와 두대의 자전거는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지만

내가 생각해도 길다고 느낄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두대의 자전거도 더이상 기다렸다가는 일행을

놓쳐버릴 우려에서인지 빨간불임에 불구하고 페달을 밟아나가고 만다.

보기에 유쾌한 광경이아니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갈길을 재촉하는 자전거하이킹 그룹도 마음에 들지 않고 조금의 양보도 해주지 않으려는

트럭도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꼭 반드시 잘못한사람을 지적하라고하면 당연히 하이킹 그룹을 지적할수밖에없다.

이러한 판단이 모든문제들을 어렵게 한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현실의 사회상황에서 기초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지금의 사회은 결코 누구도 상대방을 이해하려하지 않고 그러니 양보 또한 당연히 없는 상황이 되고있는것이다.

자전거 하이킹 패거리들은 패달을 밟는것을 멈추면 자전거가 넘어지게되고

그렇게되면 대오가 흐트러지게 되고 멈춰진 자전거들로 인해서 교통은 오히려  더많이 불편해질수도있다.

트럭은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여서 작업을 진행시켜서 수입을 얻어야한다.

하지만 양측다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가졌다면 결코 그렇게 짜증나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신호등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만 가졌어도 그들은 서로가 불편한 마음을 가지지않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규칙들을 가지고있다.

이규칙들이 성실히 지켜질때만이 이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갈수있는것이다.

규칙은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이있다.

서로다른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다양성의 사회에서 상호 충돌을 회피하고 어느쪽도 절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은 만들어지고 이러한 원칙을 어기면서 만들어지는 법은 항상 구성원들에 의해 공격당하게 되는것이다.

악법도 법이라고하면서 독배를 들이킨 성인이 있다.

그법이 개정될때까지는 우리모두가 그법을 따라야하는 것이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려가서 1등을 했다고 뻐기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호등을 지키며 뒤따라간 많은 사람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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