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소파와 책상

광인일기 2008. 6. 2. 00:03

산책길에서 돌아오는 길에 버리려고 내놓은 책상이 마음에 든다.

사무실을 끝낼때 모든 기억들을 묻어 버리려고 사무실에 있던 집기 비품들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었는데 거기에는 진짜 아까운 것들이 있었다.

후배가 선물한 나비 커랙션, 국전에 입선한 분이 직접 선물한 액자 내책상, 서적들,

그동안 거실에서 작은 책상을 놓고 이용하다 오랫만에 넓직한 책상을 보니 욕심이 생긴다.

 

집에 들어와서 마누라에게 책상을 가져 오자고 하니,

마누라는 강력하게 반대를 한다.

마누라는 언니 집에서 소파를 가져 올것 이라고 한다.

협소한 공간에서  소파가 차지하는 공간도 싫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때는 편히

바닥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소파를 절대로 못들이게 했었기에

아직까지는 소파가 없이 생활을 했는데 처형이 이사를 하면서 소파를 새로 구입 할것이라 하여

사용하던 소파를 꼭 가지고 올것이란다.

 

어이가 없지만  책상이 작아서 불편하다고 마누라에게 말하니,

딸아이가 사용하는 책상을 나보고 쓰라고하는것이다.

딸아이 책상은 내가 일부러 사무용 책상을 큰것으로 준비해 주었기에 내가 사용 하기에 넉넉하다.

하지만 소파를 들이기 위해서 딸아이 공부하는 책상을 나보고 사용하라고 하는 마누라의 마음 씀이

나를 많이 불편하게한다.

거기다 더해서 공부에 관심없는 딸아이가 아내말에 찬성하고 나오니 내심기가 더욱 불편하다.

 

돈을 벌지 못하니 이런 대접을 받겠지.

이날까지 내가 소파를 들이지 말라고 하여서 들이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마누라가 자신이 일을 하고 돈을 번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이렇게 무능한 아버지의 권위는 하나하나 사라지는 것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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