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풀줄기를 씹어보며

광인일기 2008. 6. 4. 00:05

어제 비를 많이 맞아서인지 약간 감기 기운이 있어

몸이 찌뿌둥 한것 같아 산책을 포기 하려다

마음을 가다듬어 길을 나서니 비온뒤의 상큼함이 나를 반긴다.

꽃들도 나무도 건물들 까지도 모두들 자신의 본디 모습을 뽐내는듯하고

햇살까지도 부드러운 듯 하여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산길에 접어들어 길가에 서있는 풀줄기를 하나 떼어내서

입안에 넣고 가볍게 씹어보니 말로 표현못할 상큼한 풀내음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조금 더 올라가 가벼히 몸을 풀고 있으니 새소리, 나뭇잎 부딪는 소리,

바람 소리까지 들리는 듯하게 자연의 소리들이 파고든다.

 

벚나무 가지에는 푸른색, 붉은색, 까만색 까지,

각각의 모습을 드러낸 벚지 열매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감히 길가에 벚나무 열매에는 손을 뻐치지 않지만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간신히 손에 닿는 까만 놈을 하나 떼어내어 입에 넣어보니

새콤 달콤 떫떠름함이 어우러진 맛이 입안에 감돈다.

 

좋다, 자연이 너무좋다,

우울함에 쌓이는 시간이 많지만 이렇게 자연은 나에게 잠깐 이나마 상쾌함을 던져준다.

이렇게 좋은 자연을 언제라도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도 이러한 자연을 언제까지나 누렸으면 좋겠다.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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