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비오는날 산책을하며

광인일기 2008. 6. 29. 00:02

베란다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다니기에 산책을 포기하려했으나

조금있다 다시 내다보니 우산을 쓰지않고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많이 뜨이기에

아무래도 운동을 안하면 몸이 찝찝할것같아  옷을갈아입고 산책길에 나서니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렇게많이 오지는않아 마음을 다잡고 산으로 향했다.

 

거친숨을 몰아쉬며 산중턱에 올라 가볍게 몸을 풀고있으니 나뭇잎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점점 요란해지는듯 하더니 어느새 빗방울들은 나뭇잎을 헤치고 내몸까지 한두방울 적시어온다.

할수없이 조금 큰 나무밑에서 비를 피하며 나의 어리석음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왜 그렇게 손에 무엇을 들고 다니는 것을 싫어했는지,

학창시절 책가방 들고 다니는것 조차도 싫어했던것같다.

일을 할때도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싫어서 최대한 가방없이 다니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비가 올때는 우산을 들고 다니기 싫어서 최대한 비를 피하고, 아는곳에서 혹시라도 무엇을 가지고 가라고

보따리를 챙겨주면 그것마저도 두고 다녔던것이 한두번이었던가.

 

그러다가 언젠가 한번 술이 취한김에 조기라고 하면서 길거리에서 파는 생선을 사가지고 집에 들어와서

마누라를 놀라게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래도 몇년사이에 많이 변한것같다.

이제는 필요한것은 챙겨서 들고 다니기도 한다.

 

그래도 이상하게 왠만한 비에는 우산을 챙기지 않는다.

아마도 까짓비 조금 맞는다고 죽지는 않는다 하는 심보와 비가 오다가 그칠지도 모른다는 심보가 합해져서

우산을 챙기지않게 되나보다.

거기에 더해서 우산을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깜빡하고 두고 다녔던 기억들이 왠만하면 우산을

손에 들지 않게 하는지도 모른다.

 

근래에  산책길에서 세번째 비를 맞는다. 그러면서도 악착같이 우산을 챙기지 않는 내가 우습기도하다.

순리에 따라야하는데, 비가오면 우산도 쓰고 많은 사람들이 하는대로 따라하면서 살아야 하는데

하면서 생각을 하지만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에는 언제나 못난 고집이 앞서는 것은

아직도 내가 살아온 세월이 짧은 때문인지.......

'삶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높이  (0) 2008.07.01
영원이라는것  (0) 2008.06.30
우리가 가는길엔  (0) 2008.06.28
세월속에서  (0) 2008.06.28
사랑을 하면은  (0) 2008.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