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실개천에 발을 담그고

광인일기 2008. 8. 4. 00:02

가족들이 모두들 성당에 간시간에 산책을 나오기 싫어서 뭉기적 거리고있다가

늦게야 산책길을 나섰다.

이렇게 무슨일이던 시작하면 멈출수없다, 아니 멈추면 무엇인가 허전하고

쫓기는 기분 까지 가지게된다.

중독자의 특성이 아닐까, 중독인자의 발현이 아닐까,

때로는 이러한 두려운 생각들도 가져보게된다.

산책길에 보이는 풍경들은 시시각각 차이가 있을수밖에 없다.

주위는 변함없어도 움직임이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해가 비치는 방향도 달라져서 그림자도 다르고

비둘기들도 있다가 없다가.......

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보니 실개천가에 모인 사람들이 부러웠다

가족들인것 같은데 어린아이를 철퍼덕 물에 앉혀놓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젊은 아낙이 정겨웁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웃음지며 손짓하는 꼬맹이가 그렇게 이뻐 보일수없다.

할아버지는 부채질하고, 개구쟁이 같은 놈들은 개천바닥을 뒤집으며 무언가를 찾아내려한다.

그모습들이 하도 부러워서 조금더 내려가서 나도 개천가에 앉아서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으니

벌써 발이 시원한 느낌이 찾아 들었다.

이어서 흐르는 얕은 물에 발을 잠그고 옆에 바위위에 앉으니 기분이 좋음을 어떻게 표현키 어려웠다.

물흐르는 소리(조금 높은 곳게서 떨어지는 물소리는 아름답다 표현하기에 모자람을 느낀다)는 너무나 좋아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을 정도이다.

그속에서 담배를 파워무니 무릉이 따로없는듯한 기분,이럴때 "아이야 무릉이 어디냐 나는 옌가하노라 " 하고

읊조리는 것이 어찌 자연스럽지 않으리오

이런 시간들을 많이 즐기고 싶은데

현실은 용납치 않는다, 내가 여유가 없어서도 그렇지만 자연이 여유가 없어서 그럴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산에서 직접 내려오는 물이다보니 비가오지 않으면 실개천은 금방 메말라 버린다.

메마른 실개천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물흐르는 실개천을 바라보는 시간들보다  훨씬 많은것이 아쉽다.

내가 좋아하는 자연들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데

모든것이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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