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주검

광인일기 2008. 8. 6. 00:02

산책길에서 나는 주검과 마주한다.

어찌된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많은 지렁이들이 길위에 그주검들을 드러내놓고있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지는 알수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눈앞에 나뒹굴고 있는 주검들을 대함이 안스러울뿐

그러고보니 아직 한번도 주검을 대하지 못한것같다.

사람이 죽은 시신을 한번도 보지못했다.

물론 상가에는 다녔지만 주검을 대할 기회는 없었다.

친척들의 부음으로 간다고 해도 내가 직접 할일은 없었느니까.

친구의 죽음도 군대에 있을때 맞이하게되어 내가 볼일이 없었다.

나도 언젠가는 주검들을 대하게 된다.

죽음보다 빨리 주검을 대할지는 알수없는 일이지만 주검을 접함에는 회피하게끔하는 무엇인가가있다.

공개된 장소에서의 주검은 그렇게 나를 피하게 된다.

그저 간단히 가마니에 덮혀있는 주검을 대해본것이(그것도 시선을 피해가며)가장 가까이에서 접해본 주검일뿐

서글프거나 해서 주검을 피하는 것도 아니다.

모르겠다, 어찌보면 내스스로 죽음에대한 공포를 가지고있는지도

의식의 깊은곳에서 죽음에대한 공포가 자리해서 주검을 회피하게끔 하는지도

지렁이들이 죽어있는 산책길은 나를 한편으로 우울하게 만들기도한다.

전동휠체어에 올라타고 움직이는 노구,

그전동 휠체어 바퀴아래 짓뭉개진 커다란 지렁이

이런것들은 나를 충분히 우울하게한다.

뒤뚱거리며 지팡이를 짚고 간신히 몸을 움직이는 할머니

그발길아래에도 지렁이는 죽어있다.

왜 지렁이들은 안전한 흙을 버리고 포장된 길위로 나와서 그렇게 죽음의 길로 가는지

내게는 하나의 의문점으로 남게된다.

왜내가 스스로 무덤속으로 들어가서 고통스러워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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