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럭저럭 지내다가 저녁을 먹는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휴일 같을때야 점심을 가끔씩 먹기도 하지만
평일에는 아침점심을 먹지 않는내게 있어서
저녁시간은 하루중 "밥" 을 먹는한번의 기회인 것이다.
아침은 안먹고 점심은 대개 간단한 빵등으로 때우게 되는
나의 거의 정형화된 음식 섭취 패턴이기에
마누라도 대개는 신경을 쓰는것이 저녁이지만
직장생활에 바쁘다 보면 소홀해지는 것도 어쩔수없는 일이다.
어제 저녁시간, 마누라의 호출에 식탁에 앉으니 반찬이 먹을게 없다.
입맛에 딱맞는 반찬이 한가지는 있어야 그래도 제대로 밥을 먹는 나에게
도통 입맛이 당기는것이 없는 반찬들이 펼쳐져 있다.
배추김치,열무물김치,꼬들빼기,고추무름,가지무름(?)콩나물,두부...
하다못해 계란후라이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지만
밥만 급히 먹고 성당에 가야하는 마누라는 시간이없다.
하지만 마누라의 말한마디가 나를 더욱더 힘들게 한다,
"왜 이렇게 반찬이 많나" 마누라는 어제도 반찬이 없다고 비빔밥을 해주었는데,
그나마 고기 다져넣은 고추장에 나물,
계란후라이까지 올린 비빔밥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입맛에 있어서 어쩌면 극과 극을 달리는 마누라와 나이기에 티격태격하는 일도 어쩌다 생긴다.
마누라는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들이 많으니까,신경을 덜쓰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도 익기전에는 절대로 먹지 않던 김치도 이제는 그런대로 먹게 된것도
고작해야 반년여가 되었을 정도인 내입맛에 마누라가 곤혹 스러워 하기도 하지만
정반대인 입맛은 어쩔수 없이 나를 짜증 속으로 몰고 간다.
나는 이나이에도 반찬 투정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