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은 그릴수 없다
파란 물감은 바닥을 보였다.
어디론가 떠나가고 손에 닫지 않는다.
검은 미래 회색 하늘빛 물감만이 남아
화폭을 채우려 한다
지우려한다
화폭에 그려진 모든것들을
이제는 되돌릴 수 없기에
남김없이 하얀백지 상태로 지우려 한다
아름다움을 더 이상은 그릴 수 없다.
어둠, 그검은 동공이 입을 벌리고 막아서서
붓질을 막는다.
잿빛 하늘 아래, 회색이 싫어
파란색 너무나 좋아했는데
남김없이 파란색은 제길로 갔다.
흔적이 남아서 괴롭히리라
흔적은 검은 어둠을 덧씌워도
회색 하늘로 덮으려 해도
영원히 남아 괴롭히리라.
숨이 멎는 그날까지
붓이 꺽여 생을 다하는 그날까지
지운다.
모든 것들을 화폭을 부수지 못해
지울수 밖에 없는 손끝이 아프다.
회색 하늘이 다시 보임이 편하다.
검은 미래가 반긴다.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손길이
슬픈 미소지며 반기고 있다.
텅빈 화폭을 가득히 채워줄 어둠이
잿빛 하늘이 파안대소로 반기고 있다.
어서 오라고
네 길 이라고...
2008.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