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병문안

광인일기 2008. 11. 7. 09:01

마누라와 가까이 지내는 친구가 입원을 했음을 내가 알수는 없다.

월요일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는데 마누라 핸드폰에 문자가 오고

딸아이가 그내용을 읽은바 "같은 동네에 살면서도 병문안도 안오고 섭섭하다"는 내용,

마누라는 "섭섭해 말아라, 나도 몸살로 죽겠다"고 즉시 답장을 해주었지만

뭔가 미진함을 느꼈던지 나에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입원했다는 소식을 받은것은 우리가 처형집에 놀러가는 차안에서였고

그날은 집에 늦게 돌아왔으니 가볼 생각도 못했고,

오늘은 퇴원 했을줄 알았음은 물론 자기도 몸살에 다른곳까지 아파서

병원엘 다녀오느라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단다,

 

그러면서 내게 전화를 한통 해주라 하면서 핸드폰을 내밀기에

 "당신이 통화를 하다가 내게 주면되지" 하니 통화 버튼을 누르고 통화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내게 전화를 넘기기에 사정 설명을 해주고는 내일 간다고 말을 해놓았었다.

 

워낙이 우리집에 많이 드나드는 친구이다보니 격의?없이 지내는 듯한 마누라 친구,

병원에 가기위한 길위에서는 싸움질 하는 사람들만이 눈에 띄었다.

마누라를 만나니, 마누라가 성당에 갔다가 병원에 간다고 하기에

그렇게 늦게가면 다른 환자들한테 폐가되는데 약속을 그렇게 잡았다고 한마디

싫은 소리를 하자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했지만 친구는 늦게 오는것이

더 좋다하여 할수없이 성당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누라가 미사를 드리는 동안 나는 공원에서 그래도 서방 배고프지 말라고

마누라가 김밥집에서 사온 김밥을 먹으며 싸늘한 날씨를 원망했다.

따지고 보면 날씨를 원망할것도 없다.

마누라는 내가 추울까 걱정이 되니, 성당 휴계실에서 있으라고 했지만

나는 성당에 다니지도 않는 사람이 왜 그곳에 있냐, 하면서 밖에 있겠다고 했기 때문이니.

까짓거 누가 뭐라 할것도 아니고 모르는체 하고 앉아서 따뜻한 물에 김밥이나 먹고 있으면 될것을...

그래도 척하는 것이 싫은 나는 그런 상황을 이겨낼 수 없으니 차라리 추위를 택한 것이다.

 

병문안 가기가 힘들다,

그리고는 병원으로 향했지만 역시 마누라는 내게 한소리를 더들어야했다.

택시안에서 몇호실 이냐고 물으니 모른단다.

기도 안찬다 하던가, 병문안 갈거라고 통화를 한사람이 병실도 확인 안했단다.

결국은 통화가 될때까지 몇분을 밖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여자들만이 있는 병실이라 어색하고 뻘쭘했지만 그것도 잠시,

내앞에서 방귀를 뀌어서는 같이있던 아줌마들을 놀라게 하고 여자 팬티를

흔들며 이쁘지 않냐고 내게 물어볼 정도로 활달하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안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금식을 하다가 점심부터 죽을 한술 먹었단다.

그리고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집으로 돌아오니 밤이 깊어 있었다.

 

건강 해야한다.

그렇게 활달하던 친구도 환의를 입고 링게르를 꼿은 모습을 보니 불쌍해보였다.

직장은 문제가 없다하고,보험이있으니 다른 걱정은 없다했지만

건강하던 사람이 병원에서 먹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보기에 좋지않았다.

마누라 친구 병문안 덕분에 마누라만 내게 혼이나는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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