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첫눈

광인일기 2008. 11. 21. 00:02

어제 일기예보에서

첫눈이 내릴거라는 예보가 있었기에

아무런 약속도 없는 고단한 일상이지만

그래도 기대감을 가져 보았으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침시간까지

눈은 내리지 않고있다.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워물고

밖을 내다보니 눈발같이 생긴것이 하나둘,

그래 두개인가가 날리는 것을 본듯하게

착각(?)을 할 정도로 어쩌면 올들어 처음오는 눈이라는

기대감에 들떳는지도 모른다.

 

어린시절 첫눈에 관한 추억을 만들어 보고자

힘썻던 일도 있었겠지만 의미있는 일들을 만들지 않았기에

그다지 기억에 자리하고 있는것은 없다.

첫눈이 온다고 덕수궁쪽, 종로쪽,명동쪽을 다녔던 기억은

어렴풋이 있는데 누구하고 어떻게, 이런것들은 기억에 없다.

 

모르기는 몰라도 마누라 하고도 첫눈을 맞이 했을것인데

그기억 조차도 머릿속에는 자리하지 않는다.

마누라가 오면은 욕을먹는 한이 있어도 한번 물어봐야겠다.

 

지금은 어떤가?

이렇게 할일없이 집구석에 박혀 있어서인가

추억을 만들고싶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그날을 같이 회상하며 마주보고 미소지을수있는 사람과

아직도 이런 꿈을 꾸는 나는 역시 미친놈이다.

 

점심시간에 볼일이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화원으로 달렸다

찌뿌둥한 하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한알한알 눈알갱이 같은

싸락눈을 날리기 시작했다.

 

싸락눈을 맞으며 자전거 패달을 밟는 기분이 상큼하다.

입안으로 들어와서 목을타고 가슴으로 들어오는 싸늘한 냉기

날리는 가는 얼음 알갱이 같은 눈발,

그 눈발속을 패달을 밟으며,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

 

집으로 들어와서 옷을 갈아입고 차를 한잔 마시고 있으려니

목화꽃같은 함박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저눈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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