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이어 내리는 눈이 헐벗은 나무가지 위에 포근히 내려 앉아있다.
나뭇잎이 떠나버린 앙상한 가지 위에 내린 눈은 떠나려 하지 않고 내리는 눈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또 한번의 겨울을 느끼며 바라보는 눈덮힌 정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첫눈 내리는날 만자자는 약속 같은걸 한것도 오래전 일이고.
모든 사람들에게 즐겁지 만은 않을 눈내리는 날.
불편하고 귀찮고 힘든일이 있을 지라도 첫눈임을 생각하며 마음을 넓게 푸근하게 맞이하면 좋겠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어린시절을 떠올려본다.
눈싸움도 눈사람도 굴을파고 놀던일도.
지금은 아이들도 어른들도 하지 않겠지만 ,눈을 뭉쳐 한웅큼씩 입에 물고 녹이고 씹어먹던 기억들도.
세상의 추악한 모든 일들이 눈속에서 하얗게 깨끗하게 되면 좋겠다.
더러움이 없는 하얀세상이 되면 좋겠다.
눈이 내리고 있다
밤을 이어서
하얀 세상을 만들려
소리 없이 살금살금
세상을 덮어가고 있다
가슴 시린 지난 날들도
아픈 사랑들도 모두덮어
버리려
하얀눈이 소리없이 내리고 있다